남북 해빙무드에 무대서도 '북한' 인기 소재
무용·국악·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서 관심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최근 남북관계 진전 분위기 속에서 공연계 화두로도 '북한'이 떠올랐다.
17일 공연계에 따르면 국악, 무용,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북한을 전면에 내세운 무대를 준비 중이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공연은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선보이는 북한춤이다. 그는 오는 6월 1~3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안은미의 북한춤'이란 공연을 선보인다.
그가 유튜브, 최승희 무보집 '조선민족무용기본'(1958) 등을 통해 익힌 북한춤을 재해석해 우리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북한에서 정식 춤 교육을 받은 재일 무용가 성애순 씨를 초청해 기본 동작들을 직접 배우기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금기로 여겨진 북한무용을 재조명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며 "좁은 땅을 넘어, 바다를 넘어 춤추는 것을 대비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체제 선전을 위한 군무나 총체극으로만 인식된 북한춤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내고 안은미가 오로지 예술가이자 무용가로서 관찰하고 조사한 결과물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그는 "호흡을 땅으로 내려야 하는 우리 전통무용과 달리 북한무용은 척추가 서 있고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이라며 "그러나 자진 굿거리, 자진 휘모리 등 장단이나 안무 구성방식 등에서는 유사한 부분도 많다"고 설명한다.
이번 작품은 6월 서울 공연 이후 내년 2월 프랑스 파리의 유명 극장 '떼아트르 드 라 빌' 무대에도 오른다.
서울예술단은 탈북자와 통일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사랑 이야기로 풀어낸 창작 가무극 '국경의 남쪽'을 공연한다. 오는 6월 29일부터 7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 올린다.
서울예술단은 이 기간 원래 다른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신작 초연이 어려워지자 이 작품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단체 관계자는 "2016년 초연에 이어 재연되는 작품"이라며 "좋은 작품이라 관객에게 다시 선보일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최근 분위기와도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만수예술단 동료단원으로 연인 사이인 선호와 연화를 중심으로 선호의 갑작스러운 탈북으로 찾아온 이별, 연화를 남한으로 데려오기 위한 선호의 힘겨운 노력, 연화의 뒤이은 탈북과 엇갈리는 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2006년 차승원 주연 동명 영화를 모티브 삼았다.
서울예술단은 "두 남녀 사연을 통해 어떠한 정치 이데올로기도 믿음과 사랑의 가치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며 "동시에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에 대해서도 다시금 떠올려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국립국악원은 올해 북한 음악 연구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악원은 우선 북한 가극과 관련한 학술대회와 자료 발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 북한 가극을 무대에 올리는 방안도 염두에 둔다.
임재원 신임 국악원장은 취임 간담회에서 "향후 남북 전통음악 교류를 시도해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악원은 이와 관련해 재외동포 예술가들을 다양하게 접촉하는 등 여러 물밑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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