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북한 개입·관여한 바 없다" 전두환 회고록 '허위투성'
광주지법, 5·18단체가 전두환 상대로 낸 회고록 출판·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 받아들여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법원이 5·18 왜곡으로 논란을 일으킨 전두환 회고록에서 허위사실로 판단한 부분은 무엇일까.
법원은 '암매장은 유언비어', '북한 개입', '계엄군 정당방위' 등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주장한 내용이 그동안 수사와 재판, 조사로 밝혀진 객관적 사실을 부정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5·18 관련 단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회고록 출판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광주지법 민사23부(김승휘 부장판사)는 15일 회고록에서 5·18 관련한 표현(사실) 36개가 허위라고 지적했다.
'5·18 암매장'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암매장 장소로 지목된 곳을 실제로 파헤쳤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유언비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암매장 사실이 아직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지만, 당시 시민들로서는 계엄군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그 시신을 몰래 매장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며 유언비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 지령을 받고 광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정치범을 해방하기 위해 시민들이 교도소를 습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북한 개입 부분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시위대가 먼저 계엄군을 공격했기 때문에 계엄군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격했다'고 쓴 부분도 허위사실이라고 봤다.
'5·18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5·18 관련 재판, 기록을 통해 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신군부가 계엄군 투입 작전에 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격렬한 시위를 진압하지 못한 경찰 요청으로 계엄군이 투입됐다' 등의 주장도 과거 수사·재판을 통해 모두 입증된 것이라며 허위로 봤다.
'회고록에 허위사실이 있더라도 진실이라고 믿었다'는 전 전 대통령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주장에 들어맞는 부분만을 자료에서 선별하고, 과거사위 보고서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확정된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마저 부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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