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3전 전패 비관 넘어 '통쾌한 반란' 일으킬 것"(종합)
"최종 23인 기준은 '희생'…4주간 수비 조직력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3전 전패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헤쳐나가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돌아오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신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한 달 앞둔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월드컵 대표팀 28명(23명+예비 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신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플러스 알파 5명이 생겼다"며 김민재(전북)와 염기훈(수원)이 회복에 최소 8∼10주 걸릴 것으로 예상돼 제외됐으며 김진수는 가벼운 조깅은 소화할 수 있어 국내 훈련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구상하고 있는 멤버가 조금 어긋나면서 25인에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합류하게 됐다"며 오반석(제주), 문선민(인천), 이승우(베로나)의 깜짝 발탁 배경도 설명했다.
이승우에 대해서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함께 하며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며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나 문전에서의 파울 유도, 상대를 교란하는 민첩한 움직임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스웨덴파인 문선민의 경우 "인천 경기를 보면서 스웨덴 선수들에 정형화한 선수라고 판단해 마지막까지 점검해보고 싶었다"며 오반석은 "신체적 조건이 좋으며 터프한 수비를 잘한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오는 21일 28명 선수를 소집해 국내 훈련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후 이 가운데 23명을 추려 내달 3일 출국한다.
최종 엔트리 선발에서 가장 고려할 것은 '희생'이라며 "자신보다는 동료와 팀을 위해서, 상대보다 한 발이 아니라 열 발을 더 뛸 수 있는 희생정신을 많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팀 조직력과 전술에 녹아드는 것을 보면서 23명을 뽑아 출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단 선정 과정에서 가장 고민이 많았던 수비라인에 대해서는 월드컵까지 4주간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지금 가장 힘든 것은 수비라인"이라며 "코치진이 K리그와 일본 중국 리그 계속 관찰하면서 센터백 6명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비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일대일 능력이 강한 선수들이 조직력까지 강하면 최고의 팀이지만 우리는 현실적으로 일대일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인정했다.
이어 "수비라인을 좀 더 뽑은 것은 스리백, 포백을 같이 들고가기 위한 것"이라며 "이 선수들이 경쟁하면서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면 좋겠다는 구상이다. 4주 정도 남은 시간 수비라인 조직력 최대한으로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임 이후 투톱 공격진에 포백 수비진을 배치한 4-4-2 전술을 주로 구사해왔던 신 감독은 주 전술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신 감독은 "플랜A가 바뀔 수도 있다. 이것만 말씀드릴 수 있겠다"며 예상치 못한 문선민과 이승우 발탁 등의 배경도 여기에 있음을 시사했다.
신 감독은 "4-4-2 전술에서 이 선수들을 뽑으면 포지션이 겹쳐보일 수 있지만 포메이션을 바꾸면 활용도도 달라질 수 있다"며 "플랜A가 B로도 갈 수가 있고 B가 A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기자회견 말미에 '통쾌한 반란'의 각오를 밝힌 신 감독은 "따뜻한 응원과 격려 한마디 한마디에 선수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며 "관심을 더 많이 갖고 응원해달라"는 당부로 회견을 마쳤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