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중대한 발걸음 내디뎌…냉전이래 역사적 만남"
"폼페이오 도착직후 일정 공개"…"3월 이후 수주간 어려운 협상"
"20년 핵개발 북한에 핵포기하게 할 계기"…회담 성공 낙관론 경계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주요 언론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된 북미정상회담 장소·날짜 확정 소식을 10일(현지시간) 일제히 긴급 뉴스로 전하면서 "역사적 만남", "세계 안보를 위한 중대한 전기", 새로운 발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CNN 방송은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을 전하면서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받아들인 이후 수주 간의 어려운 협상 끝에 마침내 최종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 관리들이 비무장지대(DMZ)와 몽골, 싱가포르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국 싱가포르가 낙점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데리고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하자마자 북미정상회담의 세부일정이 공개됐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일정 굳히기에 성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다녀온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회담 장소·날짜 확정 소식이 나온 점에 주목하면서 이번 회담은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간 얼굴을 맞대는 '면대면' 첫 만남"이라고 의미를 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역사적 회담'이라는 주 제목을 붙여 업데이트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한 전기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한 뒤 "새로운 발걸음"이라는 그의 언급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억류자들에 대해 그야말로 영웅적 환대를 한 다음 회담 확정 소식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관리들은 줄곧 싱가포르를 주시하고 있었다면서 "인구 560만 명의 도시 국가 싱가포르는 동남아에서 가장 선진화된 경제를 자랑하고, 북한과의 외교관계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서 언제든 걸어나올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여러 번 언급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회담의 성공 여부를 섣불리 관측할 수 없다는 점도 부각했다.
미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2차 대전 이후 냉전의 초입에 공산체제가 된 북한과 미국 지도자의 역사적 만남"이라고 평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핵개발이 20여년 간 세계 안보를 위협해왔다"면서 "이번에 성사된 회담이 그들(북한)에게서 핵을 포기하게 할 수 있는 계기"라고 해석했다.
USA투데이는 이어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많은 나쁜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전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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