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중립무대' 싱가포르, 첫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낙점
안전·교통·인프라 잘 갖춰져…백악관 참모들 줄곧 선호
북한대사관 주재, 제약요소 꼽혔던 북 '비행문제'도 해결
판문점은 결국 배제…성과못낼시 '정치적 부담' 작용한듯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세기의 담판으로 기록될 북미 간 첫 정상회담 장소로 싱가포르가 최종 낙점됐다.
북미가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은 '중립적 외교 무대'라는 점이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싱가포르가 회담장으로서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으로 평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싱가포르는 또 경호와 안전성, 교통과 이동의 편의성, 취재환경 측면에서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도 싱가포르에서 열렸으며 이 같은 역사적 회담을 중재한 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싱가포르는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고 북한 대사관이 위치하며, 아시아권 제3국 외교를 자주 원활히 진행한 바 있는 곳"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들은 줄곧 싱가포르가 가장 적합한 장소라는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중적으로 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으로서도 싱가포르는 북한 대사관이 있는 데다 제약요소로 꼽혔던 김 위원장의 '장거리 비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전용기는 장거리 비행이 제약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중국 다롄 방문 때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했으며, 평양에서 5천㎞가량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충분히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확정된다면 외교적 협상 무대로 손꼽히는 샹그릴라 호텔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도 바로 이 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이 한때 유력한 장소로 검토됐지만 결국 배제됐다.
판문점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장소인 판문점은 역사적 북미정상회담의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리얼리티 쇼'처럼 흥행 이벤트에 익숙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개최지로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것 자체가 북한에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크고 회담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미 앞선 남북정상회담 개최지로 세계인의 눈길을 끈 판문점이 자신의 최대 치적이 될 수 있는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는 '신선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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