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항로만 타당성 있어…국토부 장관에게 '조속한 협의' 통보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국토교통부가 군 당국과의 협의 절차를 완료하지 않은 상황에서 울릉도공항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10일 나왔다.
민항기가 동해 상의 군 훈련공역을 통과해 직항로를 운항할 때만 건설 타당성이 있다는 분석이 이미 나온 만큼 국토교통부는 울릉도공항 사업 추진에 앞서 군 당국과 협의를 완료했어야 한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정지출 효율화 및 주요 재정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국토부는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하면서 울릉군 사동항 일대에 소형 공항을 건설하기로 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은 후 작년 말 기본설계를 완료하는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0년 울릉도공항 예비타당성 조사(예타)에서 종합평가 0.430점으로 0.5점에 미달해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자, 국토부는 총사업비를 줄여 이듬해인 2011년 기획재정부에 예타를 다시 요구했다.
동해 상에 군 훈련공역이 있어 항공기가 포항∼울릉도를 직선 항로로 운항할지, 포항∼강릉∼울릉도로 우회할지에 따라 시간과 운임에 차이가 크다.
당시 기재부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직선 항로가 불가능하다'는 자문 의견에 따라 우회 항로를 전제로 예타를 실시했다. 그 결과 종합평가 점수 0.455점으로, 두 번째 예타 역시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국토부는 2013년 "국방부 등과 협의해 직선 항로가 개설될 수도 있다"며 직선 항로를 전제로 한 예타를 요청했고, 그 결과 0.655점으로 나타나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예타보고서에 "사업 추진에 앞서 국방부 등 군 관계기관과 협의해 전투기 훈련 공역에 민항기가 진입하는 방안을 먼저 마련하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직선 항로에 관한 협의 절차를 완료하지 않은 채 2015년 11월3일 '울릉도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를 하면서 공군과 해군을 대상으로 군 훈련 공역에 민항기 운항을 허용할 계획이 있는지 알아본 결과 아직까지 허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방부 등과의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항을 건설하고도 이용 시기가 지연되거나 이용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며 국토부 장관에게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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