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아르헨골프협회 이사된 '탱고 거장' 공명규씨
아시아계 최초 임원…"한인 프로 육성·한국 PGA와 교류 나서겠다"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아르헨티나에서 '탱고 마에스트로'가 된 공명규(60) 씨가 이번에는 현지 프로골프협회 이사에 선임돼 화제가 되고 있다.
협회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뛰어난 골프 실력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성 등을 평가해 임원으로 선출했다"며 "공 씨가 한인사회와 주류사회 간 골프 분야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설립 86년 만에 5명의 이사 자리 중 하나를 아시안인 그에게 처음으로 내줬다.
그는 1986∼1988년 3연속 중남미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최우수상을 받았고, 1993년부터는 프로 선수로 활약하면서 아르헨티나 프로리그 상금 6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지난해 11월 열린 시니어대회에서는 우승했다.
공 신임 이사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르헨티나 한인 골프 꿈나무를 육성해 '제2의 리디아고'가 나오도록 힘쓰면서 한국의 프로골프협회(PGA)와의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종신제 이사에 오른 그는 이어 "86년의 협회 역사상 아시아계가 임원이 된 것은 처음이라 영광이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인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영재 육성과 한-아르헨티나 골프 교류에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프로 경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분쟁의 조정이나 선수 교육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는 마스터스를 제패한 앙헬 카브레라를 비롯해 각종 메이저대회 우승자인 파비엔 고메스, 로베르토 데 빈첸소, 비센테 페르난데스 등 세계적인 선수를 많이 배출한 골프 강국이다.
공 이사는 "아르헨티나는 모든 골프 클럽이 회원제로 운영된다. 주류사회를 움직이는 유럽계 후손들의 사교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이 골프"라면서 "아시아계 이민자에게는 보수적이었던 골프의 문호를 넓히는 데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아르헨티나 탱고협회로부터 '탱고 마에스트로' 자격을 취득한 그는 1980년 태권도 사범으로 아르헨티나에 첫발을 디뎠고, 국가대표팀, 대통령 경호팀, 육군사관생도, 경찰관 등을 지도했다. 1997년부터 아르헨티나 정부의 '탱고 홍보대사'로 임명됐으며 지난해 현지 태권도 진출 50년을 기념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예술의 전당에서 태권도와 탱고를 결합한 '공명규의 탱고 아리랑'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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