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게시판 시끌…학교 측 "교수 5명 모두 무혐의 처분 받아"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연구비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은 금오공대 교수들의 회유와 협박으로 대학원생들이 허위진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금오공대 토목공학과 동문회와 학생회 등에 따르면 토목공학과 교수 4명과 타 학과 교수 1명이 2007∼2016년에 연구용역비 가운데 대학원생 인건비 6억5천여만원을 가로챘으나 징계를 받지 않았다.
학교 측은 이들 교수 5명이 작년 11월 횡령 부분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고 연구비 공동관리 부분에서 기소유예 또는 약식기소(벌금형) 처분을 받아 일부는 항소했다는 입장이다.
이들 교수는 9년간 대학원생 20여명의 인건비를 은행계좌로 송금했다가 650여 차례에 걸쳐 되돌려받은 혐의로 기소됐었다.
4억원을 빼돌린 교수는 학기당 1천800만원에 달하는 딸 미국 유학자금을 대준 혐의를, 다른 교수는 대학원생 명의로 아파트를 매입해 기숙사로 활용하다가 대학원생들이 졸업한 뒤 아들 명의로 변경한 혐의를 받았다.
학생과 졸업생은 학교 자유게시판과 대자보에서 "연구 인건비 횡령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을 회유·협박해 검·경찰 조사에서 허위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토목공학과 대학원생 출신인 K 박사는 "기소된 지도교수는 물론 다른 교수 2명이 찾아와 본인이 돈을 사용한 것으로 허위진술하라고 회유했다"며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선 지도교수 등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었고 뒤늦었지만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다른 두 대학원생도 금오공대 자유게시판에서 "석·박사 대학원생들은 인건비를 받았다가 곧바로 은행통장을 일괄적으로 모아 이모 교수에게 드렸다"며 "당시 토목과에서는 흔한 일이었고 수사기관 조사 때 교수의 회유·협박으로 본인이 사용한 것으로 허위진술했다"고 밝혔다.
학생과 졸업생들은 "횡령 교수 중에는 이전에도 횡령으로 적발된 교수가 있다"며 "이 교수가 오는 8월 정년퇴직한 뒤 명예교수로 부임하려고 하는데 이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토목공학과 교수들은 "검찰 조사를 받던 교수들의 탄원서를 받기 위해 일부 대학원생을 찾아간 것일 뿐 회유한 것은 아니다"며 "검찰 조사 결과 연구비에 대한 횡령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을 학교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토목공학과 학생과 졸업생들은 이날 이상철 총장을 면담한 뒤 횡령 교수 징계, 부조리 조사, 명예교수 부임 반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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