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리스크, 기업 부담 원칙…정부지원 제한해야"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경협재개 시점은 북미 정치적 결단에 달려"
"남북경제협력협정 등 제도개선 필요…남북이 공동 기획, 투자해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남북 경협사업 때 투자 리스크는 민간기업이 스스로 부담하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슈와 정책에 게재된 '북한 비핵화 이후 남북경협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김석진 위원은 "정부 지원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한반도 신경제라는 장밋빛 목표에 취해 사업성 검토를 소홀히 한 채 서둘러 북한 개발과 투자를 추진하면 오히려 일을 크게 그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 지원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이는 단지 정치적 리스크 커버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경협 재개 시점은 북미 양측의 정치적 결단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협상에 적극 협조하면서 선제적으로 중대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면 주요 제재를 풀어주는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란은 국제사회와 관계 개선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는데도 비핵화 협상에 2년, 이행과 검증에 6개월 정도 걸렸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과거에도 남북경협이 순탄치는 않았음을 언급하며 남북경제협력협정을 맺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북한은 경제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정치적 위협을 경계해 비정상적 규제를 가했다는 것이다.
그는 협정에는 남북교역 무관세(일부 예외 가능), 육로를 포함한 운송·통행 안전과 편의 보장, 기업인 북한 상주·방북 및 경협 관련 통신 자유화, 남북간 직접 금융거래 채널 확보, 대북 투자기업 경영권·재산권의 제도적·정치적 보장 등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또 남북경협은 북한 스스로 적극적인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발전을 추진하고, 이에 필요한 개발사업 일부를 남한과 공동 기획,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종전엔 남측이 기획, 투자, 경영을 도맡고 북측은 토지와 노동력만 빌려주고 그 대가를 챙기면서 경협을 내부 경제와 연계해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아직 시장경제식 사업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남북 공동 경협 추진체계를 만들고 북한이 국제 규범과 관례에 맞게 경제교류를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남북경협 최우선 과제인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서는 실무적으로 입주기업 경협 보험금 반환, 생산시설 보수 자금 조달 지원, 개성공단 관리제도 개선 협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노동자 숙소를 지어서 개성 외지 노동력을 유치하고 1단계 사업 부지 중 미입주 부지에 신규투자를 유치하면서 외국기업까지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개성공단 국제화는 북한을 국제경제로 진입시키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강산 관광은 시설 보수와 협력업체 모집 등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관광객 신변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 보완이 중요한 과제라고 봤다.
원산·금강산 특구개발을 누가 주도하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현대아산 등 남측 참여자들과 북측 사이에 원만한 파트너십이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