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킬러 검증결과 표절률 30%…심지어 오타도 그대로 베껴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외유성 출장으로 물의를 빚은 전북소방본부가 해당 연수 보고서마저 짜깁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문제가 된 문건은 소방 공무원 5명이 지난해 8월 27일부터 9월 5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오세아니아 해외연수를 다녀와 작성한 '소방 공무원 국외연수 보고서'다.
표절 여부를 가리는 사이트인 '카피킬러' 검증 결과 이 보고서 표절률은 30%였으며, 전체 85개 문장 중 동일문장이 14개, 의심문장이 27개였다.
대학 논문의 경우 카피킬러 검증 결과 표절률이 30% 이상일 때 통상 표절로 의심한다.
보고서 문장별 출처는 정부공인사이트부터 포털사이트 카페, 블로그까지 다양했다.
호주의 의료보험체계를 설명하는 4줄짜리 문장은 인터넷 카페 글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다.
문건 작성자는 카페 글의 오타도 바로잡지 않은 채 보고서에 고스란히 옮겼다.
뉴질랜드 역사를 서술한 부분도 특정 블로그 글을 집중적으로 옮겨 쓴 정황이 포착됐다.
보고서는 호주 이민·워킹홀리데이·어학연수·여행 정보를 모아놓은 블로그와 카페 글을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표절 시비를 피해가려는 의도였는지, 주로 8∼12년이나 지난 게시글을 가져다 썼다.
해당 연수는 호주 야생동물원과 오페라하우스, 세계적인 등반 명소인 트와이젤(Twizel), 폴리네시아 온천 등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채워져 질타를 받았다.
연수 취지인 '선진 소방 분석을 통한 전북소방발전 방안 모색'과 전혀 딴판이었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보고서에 일부 인터넷 자료를 인용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허술하게 작성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글로벌벤치마킹 연수 이후에 보고서가 제대로 작성될 수 있도록 사후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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