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고 사랑합니다"…구급대원 폭행방지 애니메이션 눈길
증평소방서 35초짜리 영상 제작…구조·구급활동 방해 5년 이하 징역
(증평=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지난달 2일 원광대학교 병원 앞.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강연희(51·여) 소방경이 40대 취객이 휘두른 손에 머리를 맞았다.
강 소방경은 사흘 뒤 구토와 어지럼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으나 뇌출혈과 폐부종 진단을 받고 수술했으나 병세가 악화해 지난 1일 끝내 숨졌다.
이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강 소방경 사건을 계기로 소방청은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구급대원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철호(경기 김포을)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 7월 말까지 소방관들이 폭행이나 폭언을 당한 사례는 870건에 달한다. 모두 구조·구급활동 중 벌어진 것이다.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이 잇따르는 가운데 충북 증평소방서가 구급대원 폭행 방지를 위해 지난해 4월 만든 애니메이션 영상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35초짜리 이 애니메이션 영상은 출동한 구급대원이 구급차 안에서 무자비하게 폭행당하는 폐쇄회로(CC) TV 화면으로 시작된다.
[충북 증평소방서 제공]
동료가 폭행당하는 모습에 좌절감과 실의에 빠진 회색 옷차림의 구급대원은 어둠 속에서 회색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고개를 숙인 채 의자에 앉아 괴로워한다.
잠시 후 의자에 앉아 있던 구급대원이 일어나 뒤돌아설 무렵 TV 화면에는 시민 2명과 여자 어린이 1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소방관 여러분 항상 감사드립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119 사랑합니다"며 소방관을 격려한다.
이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은 구급대원은 다시 힘을 내 회색 옷 대신 주황색 제복으로 갈아 입고 현장으로 힘차게 달려간다.
화면 중간 중간에는 '대한민국 119 소방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제일 먼저 달려갑니다', '소방기본법 인명 구조 또는 구급활동 방해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든 오동계(37) 소방교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구급대원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성숙한 국민의식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y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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