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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노동자상 강제철거 예고에 시민단체 "옮길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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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노동자상 강제철거 예고에 시민단체 "옮길 생각 없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일본총영사관 인근 인도 한복판에 놓여 있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을 두고 정부가 영사관 앞 설치를 재고해 달라는 담화문을 발표한 데 이어 관할 지자체가 오는 23일까지 자진철거 하지 않으면 강제철거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놓여 있는 현재 위치에서 옮길 생각이 없다고 밝혀 또 한 번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명의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담화문에서 "외교공관에 대한 국제적 예양과 국내법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추진단체 측이 설치하고자 하는 위치보다는 희생자분들에 대한 추모와 후세의 역사교육에 더욱 부합하는 장소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우리 국민·우리 사회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할 중차대한 시기인 만큼 하루라도 (강제징용 노동자상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며 추진단체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관할 지자체인 동구는 담화문이 발표되는 시점에 맞춰 시민단체에 오는 23일까지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자진철거 하라는 내용의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발송했다.
동구 관계자는 "23일까지 시민단체가 노동자상을 자진철거 하지 않으면 절차에 따라 행정대집행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일본영사관 인근 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병준 부산 노동자상 건립특위 집행위원장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 위치에서 노동자상을 옮길 생각은 없다"며 "이날 오후 3시부터 회의를 열어 정부의 담화문과 동구의 철거 명령에 대해 논의한 뒤 성명 발표 형식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자체가 통고한 자진철거 기간 안에 정부와 시민단체 간의 대화 또는 접촉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시민단체는 이달 4일 정부 측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일 경찰의 과잉진압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대화채널을 열어두겠다고 한 바 있다.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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