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야권 운동가 나발니 석방…푸틴 장기집권 반대 시위서 체포
"주요 도시서 1천600여명 연행"…푸틴 4기 취임 앞둔 저항운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됐던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6일 새벽(현지 시간) 석방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모스크바 시내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됐던 나발니는 지역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오는 11일 재판에 참석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한 뒤 풀려났다.
나발니에겐 '합법적 경찰 지시 불복종'과 '대중행사 조직 절차 반복적 훼손' 등 2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나발니는 전날 모스크바 시내 푸슈킨 광장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 모습을 나타냈다가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나발니는 석방 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6일 0시 30분쯤 석방됐다"면서 "(푸틴 대통령) 취임식 전에는 투옥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온 듯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대선을 통해 4기 집권에 성공한 푸틴은 오는 7일 취임식을 앞두고 있다.
러시아 전역에선 5일 푸틴 취임식을 앞두고 그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
'그는 우리에게 차르가 아니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날 시위는 나발니의 주창으로 그의 지지자들이 주도했다.
수도 모스크바에선 경찰 추산 1천500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에선 2천명이 시위에 참가했으며,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시베리아 이르쿠츠크·북부 도시 무르만스크 등 주요 도시들에서도 수십~수백 명이 참가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주최 측은 전국 90개 도시에서 푸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푸틴 없는 러시아", "차르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도시들에서는 당국의 허가 하에 시위가 열렸으나, 대다수 도시에서는 무허가 불법 시위로 진행됐다.
경찰과 내무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불법 시위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폭행이 이루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체포를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는 모스크바에서 700여 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20여 명 등 전국적으로 1천600여 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통하는 나발니는 지난 3월 대선에서 푸틴에 도전하려 했으나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때문에 후보 등록을 거부당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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