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구조대 '하얀헬멧' 극찬한 미국정부, 재정지원 중단
미국 언론 "시리아 복구 지원예산 집행 보류 탓"
살레 대장 "트럼프 대통령 결정, 아무도 예상 못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내전 현장을 누비는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헬멧'에 미국의 재정지원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민간 구조대 '시리아민방위'가 지난달 초부터 미국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CBS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얀헬멧의 라에드 살레 대장은 미국이 예산 지원을 일단 중단하고 계속지원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살레 대장은 "지원을 중단한다는 통보를 공식적으로 받지는 않았다"면서 "우리가 듣기로는 미국 기관이 수행 중인 중동 사업 일부가 타당성 검토를 받느라 예산 집행이 보류됐다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살레 대장은 올해 3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국무부와 하얀헬멧의 회의에서 2020년까지 장기 지원이 거론될 정도로 미국정부가 긍정적이었다고 전하며, 지원 중단이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하얀헬멧에 대해 "이타주의자들"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시리아 수도 동쪽 동(東)구타 지역에서 화학공격 의혹을 초기에 보고한 민간 구호기구도 이들이다.
살레 대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할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고 했다.
하얀헬멧 지원 중단은 미국정부가 3월말 시리아 복구사업 지원 예산 2억달러의 집행을 보류한 데서 비롯됐다.
예산 집행 보류 결정으로 하얀헬멧 등 미국이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업에까지 불똥이 튀었다고 CBS는 분석했다.
미국이 지원을 재개하지 않는다면 하얀헬멧은 재정난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정부 지원은 하얀헬멧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얀헬멧은 시리아내전의 처참한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해 화염 속에서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이는 용기와 희생정신으로 유명해졌다.
지금까지 대원 200명 이상이 인명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2016년 노벨평화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고, 이들의 활약상을 기록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하얀헬멧'은 오스카상(최우수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그러나 하얀헬멧 대원 일부는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연계됐다는 의심을 받으며, 시리아정부는 이들이 '서방의 앞잡이'라고 비난한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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