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남북 단일팀 안재형 감독 "한마음이면 일본 이길 수 있다"
화기애애한 합동 훈련서 1991년 '지바 기적' 재현 다짐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을 재현한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의 안재형 감독은 일본과의 준결승 대결을 앞두고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의 '녹색 테이블 반란'을 재현하자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안재형 감독은 4일(한국시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가 열리는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남북 합동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1991년 지바 단일팀이 중국을 이기고 금메달 땄던 일을 기억해보자. 일본전도 한 마음으로 나서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하나 된 KOREA(코리아)팀의 저력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안 감독은 그러나 "(중국과) 결승을 생각하지 않겠다. 지금은 4강전 생각뿐"이라며 한일전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당시 지바 세계선수권 당시 중국에는 세계 최강자인 '탁구 마녀' 덩야핑을 비롯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했지만 남북 단일팀은 현정화, 북한의 이분희, 유순복 등을 앞세워 중국의 여자단체전 9연패 시도를 좌절시키고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지바 대회 이후 27년 만에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 연합군은 전지희, 유은총(이상 포스코에너지), 서효원(한국마사회), 양하은(대한항공), 김지호(삼성생명), 북한의 김송이, 김남해, 차효심, 최현화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일본에 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에는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춘 에이스 이시카와 카스미(세계랭킹 3위)와 히라노 미우(6위), 이토 미마(7위) 등 3총사가 버티고 있다.
특히 이시카와는 '탁구 천재' 명성을 얻으며 올해 독일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중국을 위협하는 선수들로 성장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5경기와 우크라이나와의 8강전까지 6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세트 승리를 완성했다.
한편 이날 남북 합동 훈련에는 출전 엔트리 9명(한국 5명, 북한 4명) 중 한국의 김지호는 허리 부상 여파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유은총은 훈련 후 "북한 선수들의 구질이나 공을 치는 리듬이 익숙하지 않아 오히려 실전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김남해도 "아무래도 처음 상대하는 선수들이다 보니 연습인데도 긴장하게 된다"면서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훈련했다"며 일본전 승리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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