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수문 개방 6개월' 금강 바닥에 모래·자갈이 보인다
검은색 펄 층 갈색으로 변하고 악취 사라지고…자연 정화한 모습 확인
환경단체, 6일까지 금강·낙동강 보 수문개방 효과 현장조사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금강 바닥에 모래와 자갈이 돌아왔다.
세종보 수문을 전면 개방한 지 6개월 만에 강바닥을 뒤덮었던 검은색 펄 위로 황금색 모래가 쌓였다.
모래가 쌓이지 않은 곳의 검은색 펄이 갈색으로 변하는 등 자연 정화한 모습도 일부 확인됐다.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은 4일 세종시 연기면 세종보 인근에서 4대강 수문개방 효과를 살펴보기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세종보는 수문을 개방한 4대강 14개 보 가운데 전면개방을 한 유일한 곳이다.
이 때문에 보 개방 전후 수(水) 생태계 변화를 비교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세종보는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수문을 전면 개방했다. 금강을 가로막았던 보 수문이 열리자 물에 잠겼던 강바닥도 드러났다.
조사단이 세종보 상류 왼쪽 강변에 발을 딛자 푹신한 모래가 밟혔다. "예전에 금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바로 그 모래"라고 조사단원들은 설명했다.
지난해 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강바닥에 검은색 펄이 뒤덮여 있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자갈과 모래가 흘러와 쌓인 것이다.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재자연화의 생생한 모습이다.
이를 증명하듯 조사단원이 모래를 손으로 파헤치자 검은색 물과 함께 펄이 드러났다.
30cm 정도의 모래층 아래 검은색 펄 층이 눈에 띄었다.
시간이 지나면 모래층이 더 두꺼워지고 검은색 펄도 빠르게 자연 정화할 것으로 조사단은 예상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큰비가 내릴 때마다 이리저리 물길이 나고 모래가 뒤섞이면서 강바닥 모습이 바뀐다"고 설명했다.
반대편 강변도 사정은 비슷했다.
세종보 상류 오른쪽 강변엔 모래가 쌓이진 않았지만 1m가 넘는 펄 층에서 뿜어내는 악취가 사라졌다.
6개월 사이 자연정화가 이뤄지면서 강바닥이 오염이 심한 검은색에서 갈색으로 변했다.
삽으로 바닥을 파보니 20cm 정도 층에서 갈색 흙층이 보이고, 그 아래로 다시 검은색 펄 층이 나타났다. 악취도 함께 올라왔다.
조사단은 이날 공주보 하류 1개 지점, 상류 2개 지점에서 물과 흙을 채취해 수문개방 전후의 효과를 비교할 방침이다.
또 6일까지 세종보를 비롯한 금강 공주·백제보와 낙동강 칠곡·달성·합천·함안보, 본포취수장 등에서 수문개방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조사단에 함께 한 염형철 물개혁포럼 대표는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금강 자연 생태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며 "수문을 개방한 곳과 개방하지 않은 곳을 비교해 관련 정보를 많은 시민에게 적극 알리고 4대강 보에 대한 정부 대책 마련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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