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민심 다르다' 홍준표, 지방선거 후보들에 "박박 기십시오"
김성태, 1천만 흥행영화에 남북정상회담 견줘…깎아내리는 洪과 차별
홍준표 "내가 남북의 동네북 돼"…이완구 전 총리는 선대위원장 고사
(서울·천안=연합뉴스) 김연정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은 3일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공천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서 '필승 선거전략'을 전수했다.
지방선거 41일을 앞두고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선거의 정석, V 세미나'를 개최한 것으로,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홍 대표는 후보자들에게 '여권 우세' 여론조사 결과에 주눅이 들지 말라며 "밑바닥을 '박박' 기도록 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홍 대표는 "밑바닥에서는 진짜 살기 어렵다는 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며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와 판이하다"고도 했다.
여당 입장에서 '호재'라 할 수 있는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무드보다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지방선거 밑바닥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발언이다.
홍 대표는 "남북평화쇼를 대환영하는 사람들이 여러분을 찍는다고 생각하는가"라며 "나를 찍지 않을 사람들에 동조해 입에 발린 말을 해본들, 지지자들은 오히려 실망해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에 대해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자신을 비판하며 차별화에 나선 한국당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를 겨냥했다고 할 수 있다.
홍 대표는 "요즘 내가 남과 북의 동네북이 됐지만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뒤집어 생각해보면 내 존재가 있다는 것이 자기들한테 너무나 부담된다는 의미"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나는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그러나 핵 폐기 없는 남북정상회담은 또다시 북한에 호흡기를 달아주는 것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미운 오리털 박힌 보수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보수의 희망으로 국민에게 서기 위해서는 처절한 진정성을 갖고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이미 천만 관객이 들어 영화 흥행은 성공했는데, 한국당이 '형편없는 영화를 왜 봤느냐'고 욕하면 이는 천만 관객을 욕하는 것"이라며 홍 대표와 온도 차를 드러냈다.
홍 대표의 강연에 앞서 우정공무원교육원 앞에서는 민중당 관계자 5~6명의 피켓 시위도 있었다. 홍 대표의 전날 '빨갱이' 발언에 항의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은 "홍준표는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홍 대표는 최근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게 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했으나, 이 전 총리는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에 변함이 없다.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더라도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든 돕겠다"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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