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식서 첫 손님 맞아 잘 적응하는 듯…4일부터 2마리 일반에 공개
(봉화=연합뉴스) 이승형 김준범 기자 = '숲 속에서 뛰어노는 백두산 호랑이 구경하세요'
멸종위기에 처한 백두산 호랑이를 자연 그대로 볼 수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이 관심을 끈다.
작년 서울대공원에서 옮겨온 백두산 호랑이 한청이(암컷·13살)와 우리(수컷·7살)가 자연에서 뛰놀고 커가는 모습을 일반인이 볼 수 있다.
호랑이는 일반 관람객에 앞서 3일 경북 봉화군 수목원 개원식 행사 참석자와 언론인을 첫 손님으로 반갑게 맞았다.
한청이와 우리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천천히 내려와 돌아다니며 산책을 하고 연못에서 물을 마시기도 했다.
또 재빠르게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고 사람들이 신기한지 쳐다보기도 하는 등 새 보금자리인 호랑이 숲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랑이 숲은 호랑이의 넓은 활동 영역을 고려해 4.8㏊ 드넓은 터에 국내에서는 단일 동물 최대 방사장으로 꾸몄다.
호랑이가 자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형과 식생을 최대한 살렸고 시각적으로도 호랑이 생태적 환경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다.
버드나무와 소영도리나무를 위주로 숲을 가꾸고 인공 암석과 자연석을 이용한 호랑이 쉼터도 설치했다.
쉼터는 비와 바람 등을 피할 수 있는 고인돌 구조로 한파에 대비해 열선 처리를 했다.
물을 좋아하는 습성을 반영해 호랑이가 목을 축이고 목욕할 수 있는 대형 연못을 만들어 호랑이가 가급적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며 지낼 수 있도록 했다.
숲 주변에는 전기 울타리와 높이 5∼6ｍ의 철조망을 설치했다.
호랑이 2마리 몸길이는 240∼300㎝, 몸무게는 200∼300㎏으로 매일 닭고기 5㎏과 소고기 1.5㎏을 먹어 치운다.
야생에서는 동물을 사냥해 40∼50㎏을 한꺼번에 먹기도 하고 일주일 정도 아무것도 먹지 않기도 한다.
한청이와 우리는 밤에는 사육동에서 지내고 낮에만 숲으로 나오는 데 관람객들은 낮에 울타리 너머로 뛰어노는 호랑이를 구경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디지털 망원경으로 호랑이를 더 가깝게 볼 수 있고 트램을 타고 해설사 설명을 들으며 수목원 전체를 둘러 볼 수 있다.
수목원 측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방사하고 호랑이 활동패턴을 분석해 방사장 안 활동 영역을 조금씩 넓힐 예정이다.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이 기증해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사육하다가 지난해 이곳으로 온 두만이(수컷·17살)는 일단 간이 방사장에서 적응 훈련을 하며 방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수목원 관계자는 "다른 동물과 달리 넓은 방사장과 다양한 수목으로 호랑이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호랑이를 관람객에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유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수목원과 호랑이 숲은 4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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