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홍콩증시 상장한다…"알리바바 이후 최대 IPO"(종합)
홍콩 거래소, '차등의결권' 도입해 유치 성공
레이쥔 회장, 중국 최고의 부호로 등극할 듯
(서울·홍콩=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안승섭 특파원 = 올해 최대의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세계 4위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가 홍콩 거래소에 상장한다고 봉황망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샤오미는 홍콩 거래소에 중신리앙(中信里昻),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을 공동 주관사로 IPO 문건을 제출했다.
IPO 문건에 따르면 샤오미는 모집 자금의 30%는 스마트폰과 TV·노트북·인공지능 음향 등 핵심제품에 투자하고, 30%는 생활소비품과 이동인터넷 사업, 30%는 글로벌시장 확대, 10%는 일반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이번 IPO를 통해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며, 기업가치는 1천억 달러(약 10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14년 250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상장을 한 알리바바 그룹 이후 최대 규모의 기업 상장이다. 세계 증시 역사로 따져서는 15번째, 홍콩증시에서는 4번째 규모의 상장이다.
샤오미가 1천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텐센트, 알리바바에 이어 세 번째로 기업가치가 큰 중국 기술기업이 된다. 이는 바이두, 징둥닷컴을 뛰어넘는 기업가치이기도 하다.
2010년 레이쥔(雷軍) 회장이 창업한 샤오미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2015년 점유율 15.1%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후속 주자들에게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자 인도 등으로 본격적인 시장 다각화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1분기에는 스마트폰 2천700만대를 출하해 세계시장 점유율 7.5%로 삼성, 애플, 화웨이에 이어 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화웨이, 오포, 비보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천146억 위안(약 19조원), 영업이익은 122억 위안(약 2조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우선주 발행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54억 위안(약 9천억원)으로 전년의 19억 위안에서 거의 3배로 뛰었다.
이번 샤오미 상장은 홍콩 거래소에도 쾌거로 여겨진다.
홍콩은 2014년 알리바바 상장을 뉴욕에 뺏기고, 지난해에는 상하이에 글로벌 IPO 순위를 내주는 등 고전하자, 절치부심 끝에 상장 규정을 30년 만에 개혁해 최근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했다.
차등의결권은 1개 주식마다 1개 의결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맞선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꼽힌다.
미국은 적대적 M&A가 만연했던 1980년대 이후 많은 기업의 요구로 차등의결권 제도를 1994년 도입했다. 그 덕분에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많은 혁신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한편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1천억 달러로 인정될 경우 샤오미 지분의 77.8%를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레이쥔 회장의 지분 가치는 778억 달러(약 8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중국 텐센트 그룹 마화텅(馬化騰) 회장의 지분 가치 460억 달러, 알리바바 그룹 마윈(馬雲) 회장의 지분 390억 달러 등을 뛰어넘는다. 레이 회장이 중국 최고의 부호로 등극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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