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핵합의 탈퇴한다면 우라늄 농축·사찰 재검토"
주영 이란대사 CNN 인터뷰…"합의 전으로 복귀" 경고
마크롱·메르켈엔 "트럼프 달래지 말고 확신주라" 쓴소리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하미드 바에이디네저드 주영국 이란대사가 2일(현지시간)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할 경우 이란은 우라늄 농축 재개 등 핵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핵합의를 수정할 수 없다는 그간 이란 정부의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공조해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 유지설을 주장한 뒤 처음으로 나온 외교관의 공식 발언으로 주목된다.
바에이디네저드 대사는 이날 CNN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합의에서 빠져나온다면, 이는 거래가 아예 남아 있지 않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이란은 사실상 (핵합의) 이전 상태로 돌아갈 준비를 할 것"이라며 "우라늄농축을 하거나 (유엔 산하 사찰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재정의할 수 있으며 다른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30일 이란이 핵합의 이후에도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이란 정부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와의 첫 인터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 간에 체결된 협정이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서방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체키로 한 합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협상을 '최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12일이 시한인 대이란 제재 유예를 더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바에이디네저드 대사는 이에 대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핵합의를 손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JCPOA의 경우 그것이 가진 장점을 토대로 협상이 이뤄졌다"며 "여전히 작동하고 있고 그 효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는 테헤란 남서부 창고에서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한 비밀 자료를 획득했다고 지난달 30일 이를 공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근거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활동을 중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IAEA 사찰 때 핵무기를 개발한 적도 없다고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바에이디네저드 대사는 그간 IAEA의 사찰을 거론하며 "이란에서 그런 활동이 있었다는 몇몇 주장이 있기는 했으나 이란은 그 어떤 증거도 제시받은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핵 합의 유지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의 활동도 깎아내렸다.
바에이디네저드 대사는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합의 유지와 관련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더 많은 양보를 하면서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합의를 했고 그 합의를 계속 준수하고 싶으며 그 합의가 효과적으로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미국에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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