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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좋은 곳으로'…영암 버스사고 합동분향소 추모발길
오랜 정 나눈 이웃·사고수습 공무원·지역 초등생 한마음으로 추모


(나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입가에 환한 미소를 머금은 할머니들의 영정사진이 국화로 장식한 제단 위에 나란히 모셔졌다.
티끌만큼이나마 자식들 부담을 줄이려고, 어린이날 연휴 손주들 손에 용돈이라도 쥐여주려고 지난 1일 집을 나섰던 할머니들은 하늘로 떠나는 마지막 길도 함께 하게 됐다.
3일 전남 나주시 반남면사무소에 마련된 이번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객을 맞이했다.
오랜 세월 돈독한 정을 나눴던 이웃, 사고수습 당국 공무원 수백명이 이른 오전부터 발길을 이었다.
반남면 초등학생들도 작은 손에 저마다 국화 송이를 들고 영정사진 앞에 섰다.
추모객은 숙연한 표정으로 제단에 향불과 국화를 바쳤다.
돌아서기 전에는 눈 감고 고개 숙여 희생자 명복을 기원했다.

반남면 주민 김모(84) 할아버지는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겼는지.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영정사진의 주인은 7명이었지만, 위패는 이보다 많은 8기가 제단 위로 올려졌다.
꽃바구니가 영정사진을 대신한 위패에는 이번 사고를 일으킨 버스 운전사 이모(72)씨 이름이 새겨졌다.
이씨 가족은 할머니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불의의 사고에 무거운 책임을 느꼈는지 영정사진을 제단에 올리기를 한사코 거절했다.
합동분향소는 할머니들 발인식이 열리는 4일까지 운영된다.
분향소를 설치한 나주시는 유족에게 생계안전비와 구호성금을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사고·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이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를 안내했다.
농협 나주시지부는 전날 장례절차에 들어간 유가족에게 장례용품을 후원했다.
지난 1일 오후 5시 21분께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25인승 미니버스가 코란도 승용차와 부딪친 뒤 우측 가드레일을 뚫고 3m 아래 밭으로 추락해 운전자 이씨 등 버스에 타고 있던 8명이 숨졌다.
사망자들은 무 수확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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