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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성추행·성폭행당해"…국회 설문에 익명 미투 줄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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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성추행·성폭행당해"…국회 설문에 익명 미투 줄줄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스토킹, 성추행, 성폭행까지…. 국회에서 '나도 당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위원장 유승희)가 2일 공개한 '국회 내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는 익명으로 이뤄진 조사임에도 국회 내에 성폭력 범죄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실태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담겼다.
이번 설문은 국회의원과 의원회관에서 근무하는 보좌진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총 2천750여 명에게 설문을 돌렸으며, 이중 약 34.8%(보좌진 33.0%, 국회의원 16.4%)가 설문에 참여했다.
국회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음란전화나 음란문자, 음란메일 수신, 스토킹, 성희롱, 가벼운 성추행, 심한 성추행에서부터 성폭행 및 유사성폭행, 성폭행 미수까지 여러 형태와 범죄 수위가 총망라됐다.
주로 피해자는 여성이면서 낮은 직급인 경우가 많았고, 가해자는 남성이면서 높은 직급이 많은 편이었다. 위계질서와 권력관계에 의한 성범죄가 주종을 이뤘다.



먼저 음란전화나 음란문자, 음란메일을 직접 받은 사람은 19명이며 전원 여성이었다. 국회의원 피해자도 1명 있었다.
피해자는 4급을 제외한 전 직급에 골고루 분포돼 있었으나, 7급 이하가 11명(57.9%)이었다. 가해자의 직급은 6급 이상이 68.4%였고 4급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회의원 가해자도 1명 있었다.
음란전화나 음란문자, 음란메일을 목격하거나 들은 사람은 106명이나 됐다.
다음으로 스토킹 피해를 직접 입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명으로 전원 여성이었고, 6명이 7급 이하였다. 가해자의 직업은 6급 이상이 70%였다. 스토킹 피해를 목격하거나 들은 적 있다는 사람은 110명이나 됐다.
나아가 성희롱 피해를 직접 입은 응답자는 99명이었고 여성이 97명으로 대부분이었다.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성 국회의원도 1명 있었다.
여성은 전 직급에서 골고루 피해가 나타났으나 71%가 주로 7급 이하였고, 여성 응답자는 전 직급의 가해자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가운데 6급 이상이 80%였다. 국회의원 가해자도 8명이 있었다.
또, 가벼운 성추행을 직접 입은 경우는 61명(7.0%)으로 여성이 59명, 남성 2명이었고 역시나 7급 이하에서 피해가 많았다. 가벼운 성추행 피해를 목격하거나 들은 적 있는 응답자는 291명이었고 국회의원 응답자도 9명이나 됐다.
뿐만 아니라, 심한 성추행 피해를 직접 입은 경우도 여성 11명을 포함해 총 13명이나 됐다. 심한 성추행 피해를 목격하거나 들은 경험은 146명이나 됐고, 국회의원 응답자도 5명이 포함됐다.

심지어 성폭행 및 유사성폭행 피해를 직접 입었다는 응답자도 2명(여성 1명, 남성 1명) 있었고, 성폭행 미수를 직접 겪었다는 여성 피해자도 1명 있었다.
성폭행과 유사성폭행을 목격하거나 들은 적 있다는 응답자는 50명, 성폭행 미수 피해를 인지한 적 있는 응답자는 52명이었다.

<YNAPHOTO path='AKR20180502168200001_02_i.jpg' id='AKR20180502168200001_0201' title='국회 전경' caption='[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국회 내 성범죄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성희롱 피해의 경우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장소는 일상적인 근무 공간인 '회관 사무실'이었고, 다음은 식당, 술집,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였다.
성희롱 피해는 여성의 경우 근무 중이나 퇴근 후를 가리지 않았다.
여성 피해자가 입은 성추행 역시 식당, 술집,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와 회관 사무실 등에서 발생했으며, 퇴근 후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여성(90명)은 '아무 대응을 하지 않은 경우'가 48명, '자리를 옮기거나 뛰어서 도망갔다'가 12명으로 소극적 대응이 많았다.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은 이유는 '어떤 행동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22명)로 가장 많았고, '말을 안 들으면 큰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13명)가 뒤를 이었다.
도움을 요청한 경우도 있었으나 그중 절반가량은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2차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국회 윤리특위는 보고서에서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국회의원 보좌진의 경우 별정직 공무원이라는 특성상, 신분을 공개하며 성범죄 피해 사실을 알리기 쉽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폭로들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승희 위원장은 "익명을 철저히 보장하고 진행한 이번 설문은 가해자 색출이 목표가 될 수 없고 가능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국회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 실태를 처음 파악했고 응답률이 높았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으며, 구체적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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