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경영참여, 회사 지배원리에 부합"
"채권자·주주로서 속성 동시 보유…이해관계 회사 성과와 연동"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노동자는 채권자와 주주로서의 속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노동자에게 이사 추천의 권리를 주는 것이 회사 지배원리에 부합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등의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금융회사와 노동자 추천 이사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 교수는 우선 회사의 재무상태와 지배권의 배분 문제를 살펴봤다.
회사가 정상적으로 조업하는 경우 주주, 성과급 노동자 등 잔여적 청구권자의 이해관계가 회사의 성과에 잘 연동돼 이들에 회사의 지배권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
회사의 성과가 많이 날수록 이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회사가 부도 상태에서 조업하는 경우 고정보수 수령자가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부도 상태에서는 주주들에게 돌아갈 몫은 없지만 대출 채권자, 상거래 채권자, 노동자(임금 채권자) 등 고정보수 수령자는 자신의 무담보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회사의 정상화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과급을 받는 노동자는 회사가 정상상태에 있든 부도 상태에 있든 이해관계가 회사의 재무성과와 잘 연동됐다고 전 교수는 주장했다.
전 교수는 회사의 이해관계자 중 노동자와 같이 주주와 채권자의 속성을 갖는 당사자가 없다며 노동자에게 경영 참여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회사의 지배원리에 부합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전 교수는 노동자에게 이사 추천의 권한을 주는 방안으로 상법을 개정해 우리사주조합에 이사 추천 권한을 주는 내용을 포함하거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금융 공공성 강화 및 금융 민주화 쟁취를 위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 출범식을 개최했다.
공투본은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촉발하는 금융정책 철폐 및 개선 요구, 금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등 노동자 경영참가로 금융 민주화 쟁취 등 6가지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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