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나쁜 아프리카 5개국, 월드컵 상금 미리 받는다
이집트·모로코·나이지리아·세네갈·튀니지, 200만 달러 선지급
월드컵 때마다 연례행사…보너스 지급 문제로 인한 파행 방지책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프리카 5개국 이집트, 모로코, 나이지리아, 세네갈, 튀니지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본선진출 상금 중 200만 달러(약 21억5천만원)를 미리 받기로 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내용을 발표하면서 "아프리카 5개국은 미리 받은 상금으로 월드컵 본선 준비를 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5개국이 FIFA로부터 상금을 미리 받기로 한 이유는 자국 내 포상금 배분 문제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아프리카 국가는 국제대회마다 자국 축구협회와 선수단 간의 포상금 배분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보통 월드컵 등 대형 국제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하면 해당 국가 정부나 축구협회에서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배분하는데,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아프리카 국가에선 포상금 액수를 두고 갈등이 빈번하게 빚어졌다.
심지어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갈등이 계속돼 대회 자체에 타격을 주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카메룬 축구대표팀이 예선 통과 포상금이 너무 적다며 카메룬 축구협회와 대립, 출국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의 중재 속에 카메룬 대표팀은 예정보다 12시간 늦게 개최지 브라질로 떠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나이지리아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축구협회의 지원을 받지 못해 비행기 티켓값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들은 환승지인 미국에 갇혀있다가 킥오프 6시간 30분을 앞두고 현장에 도착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제대회마다 연례행사처럼 아프리카 국가들의 재정 문제가 불거지자 CAF와 FIFA는 상금 중 일부를 미리 지급하기로 했다.
CAF는 "상금 선지급은 4월 12일 CAF 아흐마드 회장과 FIFA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아프리카 5개국은 이 돈으로 선수들에게 줄 보너스 문제를 사전에 합의한 뒤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FIFA는 본선 진출국에 참가준비금 150만 달러(16억원)를 따로 지급한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은 800만 달러(86억원), 16강 진출 팀은 1천200만 달러(128억원), 8강 진출팀은 1천600만 달러(171억원), 4강 진출팀은 2천200만 달러(235억원)를 받는다.
3위는 2천400만 달러(257억원), 준우승팀은 2천800만 달러(299억원), 우승팀은 3천800만 달러(406억원)의 상금이 돌아간다.
아프리카 5개국은 선지급 상금 200만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성적에 따라 추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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