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삼성전기·화재, 삼성물산 지분 곧 매각"
매각하면 남은 순환출자 고리 4개 모두 해소
몇 주 전 국내외 투자자에 고지…이사회 안건 상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삼성그룹이 병폐로 지목돼온 순환출자 구조를 대거 정리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방침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는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삼성물산 지분 10억 달러(1조700억 원)어치를 곧 매각할 방침이다.
소액 주주들의 희생으로 이건희 회장 일가에 유리한 혜택을 준다는 비판을 받아온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소식통들은 현재 이 계획은 두 계열사 이사회 투표를 앞두고 있으며, 정확한 매각 시기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측은 이미 한국과 해외 대형 투자자들에 이러한 방침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이 성공할 경우 4개만 남았던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끊어져 삼성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현재 와병 중인 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을 경우 50% 수준의 상속·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모든 세금은 법에 따라 투명하게 납부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민단체 출신 김상조 위원장이 이끄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구조 해소 등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대대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최근 삼성SDI가 공정위 명령에 따라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한 것이 대표적 예로, 이로써 총 7개였던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4개로 줄었다.
WSJ은 "이번 삼성의 개혁은 한국 산업계에서 커다란 진전을 만들어냈다"며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자본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한국에서는 재벌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순환출자 구조를 채택해왔다"고 전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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