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伊언론 "손 꼭 잡은 남북한 정상, 새 역사 열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언론들도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집중 보도하며, 한반도가 평화를 향한 새 여정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유력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27일 판문점발 기사를 온라인판 머릿기사로 싣고 "북한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이 남한 영공을 지난 게 불과 몇 달 전이지만 오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8선을 넘어 남한 땅에 발을 디딘 뒤 문재인 대통령과 평화의 새 시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남북한의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채 길게 악수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깜짝 제안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 영토에 잠시 넘어갔다 돌아왔다고 소개하며, 손을 꼭 잡은 두 정상이 남한과 북한 땅을 차례로 밟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신문은 또 평범한 사병으로 특전사에 복무한 인권변호사 출신의 문재인 대통령과 단 하루도 군대에 복무하지 않았으나 국방위원장 자리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외견상 '기묘한 한 쌍'(Una strana coppia)로 비치고, 두 사람의 몸짓에서도 민주주의와 (독재)정권 사이의 간극이 느껴지지만, 이번 만남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적대 관계를 끝낼 수 있는 평화의 여정이 시작되는 "현실적인 순간"이라고 규정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도 남북한 정상의 만남으로 한반도에 새 역사가 시작됐다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예정된 동선에서 벗어나 북한 땅을 잠시 밟음으로서 두 정상이 서로의 영토에 차례로 발을 들여놓은 것은 자못 상징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스통신 ANSA는 "두 개의 한국의 역사적 만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악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과정과 분위기를 상세히 전해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쏠린 이탈리아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공영방송 RAI의 뉴스 사이트인 RAI뉴스24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더 이상 새벽 잠을 깨우지 않겠다"는 농담으로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에 주목했다.
RAI뉴스24는 문 대통령은 이에 "세계를 위한 선물"이라고 화답했다고 설명하며, 두 정상 사이에 오간 이 같은 대화는 이번 회담의 유쾌한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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