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 임진각서 울려퍼진 환호성(종합2보)
대학생들·관광객 생중계 지켜보며 박수…보수단체 반대집회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최재훈 기자 = 27일 오후 남북 정상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자 경기도 파주시 최북단 임진각관광지에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TV 화면을 지켜보던 관광객들과 부산대학생겨레하나 회원 등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는 등의 선언문 주요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이 낭독할 때마다 큰 박수로 호응했다.
또 사상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언문 발표를 하는 모습이 전세계로 생중계되자 시민들은 숨죽이고 지켜봤다.
버스를 타고 부산·경남지역에서 온 대학생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임진각 '망향의 노래비' 앞에 앉아 트럭에 설치된 TV로 생중계되는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며 "우리는 하나다, 남북정상회담 만세"를 연호했다.
한반도기가 그려진 후드티를 맞춰 입고 주요 순간마다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또 남북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악수할 때, '판문점 선언' 서명 직후 포옹을 할 때 등 '역사적인 순간'에는 박수소리가 한참이나 끊기지 않았다.
대학생 소현진(20·여)씨는 "평창올림픽 때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면서 처음으로 한민족이라는 걸 느꼈다"면서 "그때를 계기로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진각 주변 곳곳에는 국내 주요 방송사들이 생중계 부스를 마련해 시시각각 소식을 전했다.
전망대와 자유의다리 등 관광지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수학여행객도 보였다.
여모(60)씨는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고 싶어 도로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환송한 뒤 이곳으로 왔다"면서 "항상 우리가 북한에 갔는데 북한 지도자가 우리 땅에 오는 날이 오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온 교사 윤모(38·여)씨는 "수학여행차 아이들을 인솔해서 이곳에 왔다"며 "차에서 아이들과 방송을 보며 이번 회담의 의미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임진각 출입구 인근에서는 낮 12시부터 보수단체의 정상회담 반대집회가 열렸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 명은 집회에서 "살인을 저지른 북한 정권과 회담은 말도 안 된다"며 "평화를 위장한 사기극이다"라고 주장했다.
임진각 망배단과 주차장에서는 회담 찬성 단체와 반대 단체가 서로 욕설을 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집회를 마친 후 오후 2시 30분께부터 임진각부터 경의선 임진강역을 거쳐 운천역까지 약 6㎞를 2시간가량 행진했다.
또 다른 보수단체에서는 대북전단 풍선 날리기 퍼포먼스를 계획했다가 경찰의 설득에 행사를 취소했다.
앞서 오전 11시께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는 6·25 납북피해자대책위원회 회원 등 2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통령이 회담에서 김동식 목사 등 북한 억류자와 납북자에 대해 논의해주길 요청한다"며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그들을 위해 대통령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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