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북한, 덩샤오핑 개혁개방 정책 따를 것"(종합)
"남북 정상회담, 냉전구조 해체의 기점될 것"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심재훈 안승섭 특파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냉전 구조를 해체하는 기점이자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면서 "'평화, 새로운 시작'이 표어인 만큼 이전의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낙관하고 있으며 북한은 비핵화 실현에 성의를 가지고 있고 미국도 북한의 제안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으로 제재를 해제하고 외부자금을 도입해 경제를 활성화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북미 관계개선을 위해 대화 의지를 갖춘 문재인 정부를 선택해 남북관계 개선에 이어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의 다리를 놓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한이 북미수교와 평화협정 체결 등을 제안할 수 있으며 이에 미국은 양보하고 타협해야 한다"면서 "남북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북핵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고 남북관계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면서 분석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재개될 뿐만 아니라 한국은 북한 원산항에 새로운 공단을 설립해 북한의 경제 재건을 도와 남북 간 적대의식을 없애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 역할론에 대해 "중국은 북핵 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은 절대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YNAPHOTO path='PYH2018042617230001301_P2.jpg' id='PYH20180426172300013' title='시민들도 남북정상회담에 관심' caption='(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기록전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 사진들을 살펴보고 있다. 2018.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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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장관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공산당 일당 통치를 유지하면서도 개혁개방 정책을 펼친 중국과 베트남의 전례를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덩샤오핑의 길을 따라 북한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성공한다면 북한 사람들은 김 위원장이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덩샤오핑은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선언하고 1979년 미국과 수교한 후 중국 경제의 급속할 발전을 이뤄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고 국제사회를 향해 문을 열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그들은 인접국인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이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자본주의 국가들의 투자를 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 전 장관은 "북한 정권에서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약속을 받아내길 원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은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기에 부적절했으며, 북한 정권에 핵 개발의 시간을 줬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정책이라고 할 수도 없으며, 문제 해결에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아무런 보상 없이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 개발을 포기하기를 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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