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1] 남북 軍수뇌 4명 동시배석…긴장완화 조치 기대감 커
송영무-박영식,정경두-리명수 수행원 포함…"DMZ 비무장화 논의할듯"
DMZ 내 감시소초 철수·철책선 조정·GP 중화기 철거 등 거론 가능성
남북 '군사 대결구도' 허무는 시발점될 것이란 관측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남북한 군 수뇌 4명이 동시에 배석할 계획이어서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관련한 획기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수행원 명단을 보면 남측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이, 북측에서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이 각각 포함됐다. 남북의 국방부와 인민무력부, 합참과 인민군 총참모부가 각각 같은 성격의 기관이라는 점을 반영해 4명이 조합을 이뤄 회담에 동시 배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우리 합참의장과 북한군 총참모장이 회담에 배석한 적은 없었다.
물론 양측 국방장관도 회담에 배석하지는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 군대의 '군령권'을 가진 합참의장과 총참모장이 정상회담에 배석한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군의 한 관계자는 26일 평가했다.
이 때문에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를 꾀할 수 있는 군사적 신뢰조치가 이번 회담에서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미 있는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도출된다면 현재와 같은 '군사 대결'구도를 허무는 시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군사회담 대표로 참가한 경험이 있는 문상균 전 국방부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에 북한군 총참모장이 배석한다는 것은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나올 수 있는 기대감이 크다"면서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를 위한 조치들이 사전에 협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들은 남북 군 수뇌 4명이 동시에 회담에 배석하게 됨에 따라 DMZ의 비무장화를 위한 조치들이 집중적으로 협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MZ 내 GP(감시소초) 철수 또는 간격 조정, DMZ 철책선 조정, GP 중화기 철거 등의 의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DMZ 내에는 남측이 60여 개, 북측이 160여 개의 GP를 각각 운용하고 있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로 남북 각각 2㎞ 구간을 DMZ로 설정했다. 당시 실제 장비로 측정한 것이 아니고 1대 100만 축척의 지도 위에 선을 그어 지금은 상당한 오차가 난다.
주먹구구식으로 지도 위에 획정하다 보니 실제 지형적 여건으로 DMZ내 북한군 GP와 우리 군 GP와의 거리가 580여m인 곳도 있다. 이처럼 간격이 좁은 GP에 대해서는 간격을 떨어뜨리거나 아예 철거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 당국은 DMZ내 GP의 완전 공동철수 방안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일단 간격이 좁은 GP부터 단계적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DMZ내 내에는 개인화기(소총이나 권총) 외에는 중화기 반입을 금하고 있으나, 북한은 GP에 박격포와 14.5㎜ 고사총, 무반동포 등 중화기를 배치했다. 우리 군도 이에 맞서 K-6 중기관총, K-4 고속유탄기관총 등을 GP에 반입했다.
여기에다 MDL을 사이로 남북 각각 2㎞ 간격으로 설치된 철책선도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지점이 많아서 이를 새로 조정하는 문제도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DMZ 철책선 조정이나 GP 철수 또는 간격 조정, 중화기 철거 작업이 향후 DMZ 내에서 공동지뢰 제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런 조치들은 남북 평화체제와 연계된 군비통제로 가는 '입구'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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