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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막판 중재에도 이란 핵합의 운명 '불투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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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막판 중재에도 이란 핵합의 운명 '불투명'(종합)
트럼프 여전히 부정적…이란도 "수정 불가" 중재 반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기 위협에 맞서 역사적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가 막판 중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수정을 요구하는 미국과 이를 거부하는 이란의 접점을 찾기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
방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핵합의 파기를 만류하며 이른바 '새로운 핵합의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안엔 미국의 요구가 대부분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의 중재안을 '좋은 구상'이라고 평가해 자신의 요구가 충분히 관철됐다는 점에 만족했다.
미국은 이란 탄도미사일 제재, 기존 핵합의의 일몰조항(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한 제한을 10∼15년으로 한정하는 것) 폐지, 이란의 중동 내 영향력 확산 제한 등이 핵합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재앙'이라는 표현으로 핵합의를 여전히 비난했으나 "내가 5월12일 일어나 어떤 결정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핵합의 유지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에 따른 대이란 제재 유예를 또 연장할지 5월12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직전 연장 시한이던 1월 핵합의 재협상을 수용하지 않으면 5월12일 대이란 제재를 유예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대이란 제재 유예를 연장하지 않으면 핵합의 위반이다.
서방 언론은 기존 핵합의를 폭넓게 확장한 프랑스의 중재안으로 재협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쪽에 대부분 무게를 뒀다.
그러나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개발은 자주국방의 목적으로, 주권 행사라면서 다른 나라가 간섭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어서다.
또 시리아, 이라크, 예멘, 팔레스타인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역내 영향력을 확장하는 이란으로선 이를 제한하는 핵합의 중재안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이 얽힌 첨예한 중동의 '파워 게임'에서 이란의 손발을 묶는 셈이나 다름없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5일 이 중재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영방송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한 유럽 정부 지도자(마크롱 대통령)와 함께 그들(미국)은 7개국이 이뤄낸 합의를 결정하고 싶다고 한다"면서 "왜 그렇게 하는가. 무슨 권리로 그렇게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복잡한 국제적 협약을 다룰 자질이 부족한 장사꾼이며 정치나 법을 모르는 자"라고 깎아내렸다.
미국의 중동 개입에 대해서도 "미국은 아랍 국가들을 하찮게 만들면서 '돈을 내지 않으면 중동에서 떠나버리겠다'고 한다. 좋다 떠나라. 당신들이 가면 중동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프랑스의 중재와 관련, 25일 "핵합의는 12년간 협상의 결과물"이라면서 "합의의 일점일획이 엄청난 협상을 거친 하나의 패키지로, 그중 어느 것만 취사선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그는 "미국은 줬던 것을 원할 때 다시 빼앗을 수 있는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핵합의 수정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과 같아서 한 번 열면 닫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재협상 거부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5월12일에 대이란 제재 유예를 극적으로 연장한다면 프랑스, 독일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시간은 길어야 3∼4개월 정도로 촉박하다.
이란을 제재하는 미국의 법률 상 유예 연장을 갱신하는 주기가 3∼4개월 마다 도래하는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제재 유예를 한 차례 더 연장한다고 해도 3개월 정도의 주기로 핵합의가 '단두대'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파기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한 외국 기업이 이란과 거래를 꺼리게 되고, 그만큼 핵합의의 효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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