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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시어스 CEO, 본인 소유 헤지펀드에 자산 매각 추진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경영난에 처한 미국 시어스 홀딩스의 에드워드 램퍼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본인 소유의 헤지펀드를 동원한 자구책을 제시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램퍼트 CEO는 23일 헤지펀드인 ESL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시어스의 가전사업부를 포함한 일부 자산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전달했다.
시어스는 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유명 소매 기업이지만 최근 손실 누적과 매출 부진에 시달리면서 약 2년 전부터 경영난 타개를 위한 전략적 옵션들을 모색하고 있다.
램퍼트는 이날 ESL인베스트먼트 명의로 시어스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원매자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하고 ESL인베스트먼트가 일부 자산 인수를 제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램퍼트가 원하는 인수 대상은 가전 사업 브랜드인 켄모어, 주택 보수 및 관련 용품 사업부 등이다. 켄모어는 1925년 시어스 세탁기를 통해 첫선을 보였고 3가구 중 1가구가 사용할 정도로 널리 보급된 브랜드다.
램퍼트 측은 켄모어 브랜드의 인수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 정통한 소식통은 켄모어 브랜드가 최소 5억 달러에 매각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램퍼트는 주택 보수와 관련 용품 사업부에 대해서는 5억 달러를 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ESL이 12억 달러의 부동산담보 대출을 포함한 시어스의 부동산에 대해서 인수를 제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램퍼트는 시어스의 최대 주주와 채권자로, 13년 전 시어스가 염가 판매 체인인 K마트와 통합하도록 이끌었고 2013년에는 CEO 자리도 차지했다. 시어스와 K마트의 통합 이후 다시 한 번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시어스의 주가는 7.6%가 뛴 3.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어스의 주가는 1년 전만 해도 13달러 선이었고 램퍼트가 CEO에 취임할 2013년에는 30달러를 웃돌았다.
ESL을 통한 인수는 시어스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현금을 수혈함으로써 파산보호 신청을 막으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시어스의 주주와 거래선, 부지 임대업자들은 이 회사의 장래를 불안하게 보고 있으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외부에선 램퍼트의 성공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매글런 캐피털의 데이비드 타윌 사장은 "그의 전략이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성공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어스의 주가가 모처럼 급등했지만 그 이면에는 가혹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어스는 막대한 채무와 연금 불입 의무를 안고 있고 사업 자체도 상당히 부진한 상태다.


램퍼트는 앞서 시어스가 자산의 경량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포 수를 줄이고 온라인 사업은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램퍼트가 켄모어와 주택 보수 및 관련 용품 사업부들에 대해서는 시어스와 계열사인 K마트 외부로 유통망을 확대함으로써 성장을 모색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런 전략은 고객들이 시어스를 찾을 이유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시어스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시건 대학 로스 경영대학원의 에릭 고든 교수는 램퍼트가 "알짜를 챙겨가고 망해가는 점포들은 방치하는 셈"이라고 논평했다.
램퍼트가 CEO로서 시어스에 마지막으로 남은 보석을 그가 소유한 헤지펀드에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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