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오전부터 밤까지'… 김정은 도보로 월경할 듯
南 취재단 MDL 너머 판문각 현관부터 김정은 밀착 생중계 전망
만찬 이후 밤 늦게 합의안 도출될 듯…'4·28 선언'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박경준 기자 =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당일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 종일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도보로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첫 인사를 나눈 후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회담장이 마련된 판문점 남쪽 지역의 평화의집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남쪽 땅을 밟은 후 평화의집까지 걸어가는 사이에 우리 군 의장대 사열 등 '환영 행사'가 준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혁기 춘추관장은 23일 남북간 3차 실무회담 결과를 알리는 브리핑에서 "4월 27일 오전에 양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을 시작으로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 환영 만찬을 진행하기로 하는 등 남북정상회담의 주요 일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2차 실무회담 합의에 따라 남측 지역에서 정상회담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기로 했고, 오늘 회담에서는 판문각 북측 구역에서부터 생중계를 포함한 남측 기자단의 취재도 허용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을 27일 하루 중 언제 시작해서 언제 종료될지 개략적으로나마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자유의집과 마주보고 있는 판문점 북쪽 지역의 판문각 현관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생중계 카메라를 든 남측 기자단이 MDL 너머에 있는 판문각에서부터 취재할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는 것은 김 위원장이 해당 장소부터 평화의집까지 내내 걸어서 이동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남측 기자단이 MDL 이남에서 카메라를 촬영할 경우 김 위원장의 '역사적 행보'를 먼 거리에서 다소 답답하게 담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판문각에서부터'라는 단서를 통해 김 위원장의 차량 이동 가능성도 작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측 구역에서부터 기자단이 취재를 하면 남북 정상의 첫 만남부터 공식 환영식에 이르기까지 훨씬 생동감 있고 좋은 장면을 전 세계에 타전할 수 있다고 남북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측에서만 촬영하면 (김 위원장이) MDL에 다다랐을 때에만 취재할 수 있는데, 취재 영역이 넓어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환영 만찬에 초대하기로 합의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4·27 공동선언'이 만찬 이후 밤 늦게 공식 발표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전례를 살펴보면 두 정상이 회담을 마친 후 만찬을 갖는 동안 공식 수행원을 주축으로 한 양측 실무진이 합의안의 개요를 작성하고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작업에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환영 만찬으로 시간을 버는 셈이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2박 3일 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된 2000년과 2007년의 1·2차 정상회담과 달리 하루 만에 마무리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합의안 도출은 깊은 밤까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자정을 넘어 '4·28 선언'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다만, 두 정상이 당일 오찬을 어떻게 해결할지,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를 대동할지 등에 관해서는 남북간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남북정상회담의 세부 일정과 동선은 발표하기로 합의되지 않았다"면서 회담 하루 전인 26일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직접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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