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국제터미널 옥내 주차장 차지한 상주기관…여행객 불편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상주하는 국가기관들이 옥내 주차장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바람에 여객선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3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터미널 옥내 주차장의 수용 규모는 승용차 557대, 버스 20대, 화물차 8대이다.
규모만 보면 결코 좁지 않은 편인데도 막상 차를 몰고 들어가면 주차할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
특히 터미널 내 컨벤션센터에서 행사라도 열리는 날이면 사정은 더욱 심하다.
많은 여행객이 옥내 주차를 포기하고 터미널 바깥에 있는 야외 주차장에 차를 대고 300~400m를 걸어서 이동하는 실정이다.
특히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무거운 가방을 들었거나 어린이, 노인을 동반한 여객선 승객들은 불편이 크다고 호소한다.
터미널에 상주하는 국가기관 직원들의 차량이 옥내 주차장을 온종일 차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옥내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하는 상주기관 직원 차량은 100대 가까이 된다.
터미널에는 국가정보원, 경찰, 세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문화재청,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10여 개 국가기관이 입주해 있다.
상주기관 직원들의 차량은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계속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주차난을 가중시킨다.
여객선 승객들의 불만이 높자 항만공사는 5월부터 상주기관들의 무료주차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해당 기관이 필요하다고 신청하기만 하면 제한 없이 무료주차를 허용했지만, 앞으로는 기관 1곳당 옥내 무료 주차대수를 2대로 제한하기로 했다.
추가로 주차할 필요가 있는 차량은 2대까지만 유로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옥내에 주차하는 상주기관 차량을 절반 수준인 47개로 줄일 수 있다.
야외 주차장 무료 이용도 앞으로는 터미널 업무와 직접 관련 있는 직원에 한해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 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일본을 여행한 승객은 140만 명으로 2016년보다 20만 명이나 늘었다. 항만공사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터미널의 주인이라고 볼 수 있는 여객선 승객들의 편의를 위한 조치인 만큼 상주기관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주기관 차량이 줄어들면 승객들이 주차하기가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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