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재가입 퇴짜놓은 TPP…아세안이 합류해 덩치 키우나
인도네시아, 가입 희망…아세안 6개 미가입국 공동보조 모색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에 난색을 보이는 가운데 신흥 경제공동체로 떠오르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TPP에 합류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아세안의 인구는 6억3천만 명으로 세계 3위, 국내총생산(GDP)은 약 2조5천억 달러로 세계 7위 규모다. 2015년 말 출범한 '아세안 공동체'는 연 5%대의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
일부 동남아 국가만 가입한 TPP에 아세안 10개 회원국이 모두 이름을 올리면 미국의 탈퇴로 왜소해진 TPP의 덩치가 커지게 된다.
하지만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이 빠진 TPP에 가입하는 데 아세아 회원국이 모두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경제력이 미약한 국가는 이 협정이 요구하는 시장 개방 수위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기존 가입국들이 어렵사리 되살린 이 협정의 출범을 앞두고 또다시 밀고 당기는 협상 절차를 거쳐 회원국을 추가로 받아들일지도 변수다.
23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오는 2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32차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에 다른 회원국들과 TPP 가입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TPP 회원국은 현재 11개국으로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이외에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세안 4개국이 있다.
이들 국가는 작년 1월 미국이 탈퇴하자 TPP 일부 조항을 수정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협정의 발효 예상 시기는 내년 봄이다.
CPTPP에 가입하지 않은 아세안 국가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다.
엥가르티아스토 루키타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은 지난 20일 이들 국가에 CPTPP 가입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루키타 장관은 "아세안 6개국이 함께 앉는다면 더 나은 협상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인도네시아는 2015년 이 협정 가입을 희망했고 태국도 가입을 모색하고 있다.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물론 추가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협정을 주도하는 일본은 미국의 복귀를 우선시하며 다른 국가의 가입 문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TPP에 복귀하고 싶지 않다"며 아베 총리의 구애를 물리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TPP와 같은 다자간 무역협정보다는 양자협정을 통해 미국의 통상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중을 재확인한 것이다.
후루사와 미쓰히로 IMF 부총재는 2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양자 회담만으로 무역 불균형을 해결할 수 없다"며 "따라서 더 큰 체제로 해결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일본 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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