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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방미는 정치도박? 트럼프 구애, 이번엔 보답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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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방미는 정치도박? 트럼프 구애, 이번엔 보답받나
통상·이란핵합의 담판…NYT "빈손귀국 땐 지지도 타격"
메르켈 주춤·브렉시트 혼란 속 유럽 간판리더 등극할 기회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 기간에 정치적 도박에 나선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마크롱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적대적인 프랑스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순수 실용주의'를 재확인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여론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결코 가까이 해서는 안 될 상대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둘 중에 '누가 더 위험한 인물인가'라는 질문까지 받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실용주의를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성에 대한 위험보다도 미국과의 관계 증진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중요시한 것이다.
그는 당시 "나는 항상 즉흥적 판단을 내리기를 삼가 왔다"며 "미국인들은 그들의 대통령을 뽑았고 우리와 미국의 관계는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사실 필수적이다. 우리는 그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NYT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신중한 답변을 토대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속는 셈 치고' 믿어주는 대신 무언가 보답 차원에서 얻기를 원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그 위험의 대가로 무엇을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해 의문도 제기된다고 NYT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이번 방미를 앞두고서도 국내에서 국정 지지도를 떨어뜨리는 여러 난제에 봉착한 상태다.


프랑스 노동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대대적 노조 파업과 맞닥뜨렸고 그가 내놓은 유럽연합(EU) 개혁안도 좌초 위기에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는 것은 정치적 도박일 수밖에 없다고 NYT는 진단했다.
사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차이를 드러낸 주요 이슈들에서 설득에 전혀 성공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노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 선언은 물론 이란과의 핵 합의 파기 추진, 미국의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조치를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이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 쌓기에 나선다 해도 그에 따른 소득을 얻기가 힘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NYT는 마크롱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 설득 실패 사례로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의 프랑스 파리 방문을 거론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미국의 1차 세계대전 참전 100주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해 샹젤리제 거리의 군사퍼레이드(열병식)에 함께 참석하게 했고 에펠탑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부부동반 만찬을 함께 하는 등 지극정성의 환대를 했지만 파리 기후협약에 관해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때 기후협약에 관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으나 결국엔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에서 북미 담당 소장인 로랑스 나르동은 프랑스와 미국의 정상 회담을 두고 "뚜렷한 결과물을 보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서 무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건 그가 미국,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친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의 대통령직과 프랑스에 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나친 구애 작전을 펼치다가 전 영국 총리인 토니 블레어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 정치학자 토마 게놀레는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강력한 관계를 발전시켰다가 나중에 문제가 된 것처럼 마크롱 대통령도 비슷한 처지에 몰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 파괴를 이유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고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는데 블레어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가 나중에 역풍을 맞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정상 회담을 계기로 자신의 유럽 내 정치적 입지를 더 굳힐 개연성도 있다.
현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정으로 유럽 지도자로서 입지가 약해졌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총선 후 대연정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영향력과 입지가 불한한 상태다.
따라서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에 남겨진 정치 지도자 공백의 이점을 활용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유럽의 간판 지도자로 도약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마크롱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이 어느 정도 트럼프 대통령의 '업무성과'식 정책과 맞아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독일 마샬펀드의 파리사무소 소장인 알렉산드라 드홉 세페르는 "어떤 면에서 프랑스의 실용주의 노선은 트럼프의 업무적 거래 방식을 반영한다"며 "이것은 그들이 심한 정책적 불일치에도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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