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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사태' 국면 전환…정부-GM, 27일까지 힘겨루기

"존속>청산" 보고서 토대로 부실책임, 지원방식 공방 예고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한국지엠(GM) 노사가 23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극적으로 합의, 군산공장 폐쇄로 촉발된 '한국GM 사태'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지금까지는 한국GM 노사가 인력 구조조정과 인건비·복리후생비 절감 등 자구계획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면, 앞으로는 우리나라 정부와 미국 GM 본사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것이다.
일단 한국GM 노사가 이날 자구계획에 합의함으로써 첫 고비는 넘었다. 노사의 자구계획 합의는 정부와 GM 본사 모두 한국GM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삼았다.
노사의 임단협 교섭과 별개로 진행돼 온 한국GM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실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실사 중간보고서가 만들어졌으며, 계속기업가치(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한국GM의 노사 합의, GM 본사의 신차 배정, 최대주주(83%)인 GM과 2대주주(17%)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졌을 때 2020년이 되면 흑자로 전환한다는 '조건부' 결론이었다.
노사 합의라는 첫 단추를 끼운 만큼, 앞으로 GM 본사의 신차 배정과 자금 지원을 놓고 협상이 진행된다. 1라운드는 GM 본사가 산업은행에 투자확약서를 요구한 오는 27일까지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중간보고서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27일까지 구두로 된 약속이 됐든, 조건부 양해각서(MOU)가 됐든 매우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GM 본사의 요구는 산업은행이 5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서류 형태의 확약서다. 정부가 한국GM의 부평·창원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으로 지정, 세금 혜택을 달라는 것도 요구 사항이다.

이 회장의 발언과 중간보고서 결과로 미뤄 산업은행의 신규투자 자체는 전망이 밝다. 외투지역 지정에 대해서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폭넓게 보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GM 본사의 진정성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GM 본사가 한국GM을 영속적으로 운영할 의지가 확인돼야 자금 투입과 제도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게 아니면 다국적 기업의 '먹튀'를 방조하는 꼴이 되고, 부실기업에 또 '혈세'만 쏟아부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한국GM은 15만개 넘는 직·간접적 일자리가 걸린 만큼, 정부로선 정치적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GM 본사는 애초 약속했던 27억달러(2조9천억원) 차입금의 출자전환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윽박지르는가 하면, 28억달러(3조원) 규모의 신규투자에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협상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맞서 정부와 산업은행은 한국GM 부실에 대한 대주주 책임론, 지나치게 불합리한 이전가격 문제 등으로 GM 본사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에 대한 실사도 '미래의 가치'를 따지는 동시에 '과거의 책임'을 묻는 작업이 병행됐다.
즉 GM 본사가 한국GM에 부품을 비싸게 팔고 낮은 가격으로 완성차를 사들여 본사 이익(한국GM 손해)을 극대화했는지, 한국GM이 본사에 지급한 차입금 이자가 지나치게 많았던 게 아닌지 등을 검증한 것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를 지렛대로 삼아 GM 본사를 압박, 출자전환에 따른 산업은행의 지분율 하락을 막기 위해 차등감자를 관철하고 자산 처분에 대한 산업은행의 비토권(거부권) 부활도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GM 본사는 기존의 주식 가치를 20분의 1 이하로 줄여야 하는 차등감자에 난색을 보이는 데다, 비토권 부활 역시 부정적이어서 정부와 GM 본사의 협상은 한국GM 노사 협상 못지않게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zhe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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