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가 "개성공단 올해 문 열 수 있어…비핵화에 달려"
가동중단 2년2개월에 입주기업 124곳 중 휴업 10여곳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북한이 21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 전략노선'을 발표하면서 2년여 전 가동 중단된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가 연내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개성공단은 남북 교류와 협력, 화해, 평화의 상징적인 사업이라 재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북한의 핵실험 중단 발표로 개성공단 재개가 앞당겨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북한의 발표로 미루어 보면 북미 정상회담에서 더 진전된 북핵 관련 합의가 나올 수 있다"며 "미국과 북한 정상이 화끈하게 합의한다면 광복절이 있는 8월이나 하반기에 재개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개성공단 재개에 걸림돌이 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는 "북미 정상 간 의미 있는 합의가 있으면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완화나 해제 결의안이 나와 문제가 안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김정은 정권도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돼야 경제개발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공단 문을 다시 열고 싶어 한다"며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의 북한 비핵화 결과에 따라 연내에도 재가동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조 부소장은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결의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이 용인해주거나 미국이 유엔 안보리 예외사업에 개성공단을 포함해 준다면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 방법은 있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은 2년2개월 가량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박근혜 정부가 2016년 2월 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에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측 인원 추방과 자산동결 방침으로 대응하면서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들은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모두 포기하고 남쪽으로 내려와야 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가동중단 2년이 지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곳 가운데 10여 곳이 경영상 어려움 때문에 휴업 중이라고 파악했다.
개성공단 재개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국외에 대체 생산시설을 마련한 곳이 30여 곳이고 국내에서 기존 공장을 증설하거나 대체 생산시설을 확보한 업체는 70∼80여 곳이다.
생산이 끊긴 입주기업 한 곳은 2016년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을 했지만, 개성에 자산(공장)이 있다는 이유로 기각되기도 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이후 실태조사를 거쳐 확인한 피해액(7천861억원)의 74.2%인 5천833억원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지원했다.
이에 대해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토지와 건물 등 투자자산과 원부자재 등 유동자산 피해, 공장 미가동 피해 등이 1조5천억원 가량 된다며 정부 지원은 전체 피해액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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