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값 천정부지…3.4평 '초미니' 분양 늘어
시세 평당 1억원으로 치솟자 수요 몰려…차 1대 주차면적보다 작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홍콩에서 '3.4평 초미니 아파트'가 등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체 윙? 사가 올해 카오룽 반도 서북쪽 삼서이보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중 가장 작은 평형은 면적이 123제곱피트(3.4평)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 면적(126제곱피트)보다 더 작은 것으로, 미국 주차장의 자동차 1대 주차면적보다도 더 작다.
'나노 플랫'(nano flat), '캡슐 홈'(capsule home), '구두 상자 집'(shoe box home) 등으로 불리는 초미니 아파트는 홍콩에서 갈수록 늘고 있다.
2012년에만 해도 신규 분양 아파트 중 이런 초소형 아파트는 한 채도 없었지만, 2013년 1%, 2016년 1.4%, 지난해 4%로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삼쉐이포와 틴수이와이 지역에서 지어지는 6개 단지, 3천300여 가구의 아파트 중 200제곱피트(5.6평) 이하의 초미니 아파트는 전체 분양 아파트의 15%를 차지한다.
초미니 아파트의 인기는 홍콩의 주택 가격이 폭등해 홍콩인들이 이보다 더 큰 면적의 아파트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인의 월급 중간값은 약 240만 원에 불과하지만, 아파트 가격은 1년 전보다 15.9% 폭등해 올해 2월 현재 평당 약 1억 원을 기록했다. 30평 아파트 가격이 30억 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중대형 아파트는 살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소형이나 초미니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홍콩에서는 초미니 아파트의 가격도 어지간한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보다 더 비싸다.
부동산 개발업체 '카오룽 디벨럽먼트' 사가 폭푸람(薄扶林) 지역에 짓는 209제곱피트(5.9평) 면적의 아파트는 지난달 786만 홍콩달러(약 11억 원)에 분양됐다. 1평에 무려 1억8천만 원에 팔린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센털라인의 빅터 라이 매니저는 "초미니 아파트의 제곱피트당 가격은 중형 아파트보다 훨씬 비싸다"며 "개발업자들도 이러한 점을 노리고 초미니 아파트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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