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격화…美'알루미늄 공격' VS 中'부틸고무 반격'(종합)
中 상무부 "미국, 중국의 결심 평가 절하해선 안돼…끝까지 맞서 싸울 것"
무역갈등 물밑 협상 가능성엔 "어떠한 협상도 진행되지 않아" 일축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에 최대 113%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판정을 내리자 중국이 할로겐화 부틸 고무에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장군멍군식' 대응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19일 미국, 유럽연합(EU), 싱가포르 등에서 수입된 할로겐화 부틸 고무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려 20일부터 시행한다고 공고했다.
상무부는 "미국, EU, 싱가포르산 할로겐화 부틸 고무에 덤핑이 존재해 중국 내 관련 산업에 실질적인 손해를 끼치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덤핑과 실질 손해의 인과 관계도 인정돼 이들 제품에 대해 보증금을 납부하는 형식의 임시 반덤핑 조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EU, 싱가포르산 할로겐화 부틸 고무 수입업자는 덤핑 마진에 따라 26~66.5%까지 보증금을 내야한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8월 30일부터 자국 업체들의 신청에 따라 미국, EU, 싱가포르산 할로겐화 부틸 고무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해왔다.
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시간)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판정을 내린 뒤 나와 중국의 보복 조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6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이 북한·이란과 거래한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인 ZTE를 제재하자 중국은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으로 곧바로 응수하는 등 미중간 무역갈등을 둘러싼 보복전이 이어지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공격에는 끝까지 맞서겠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의 ZTE 제재를 거론하면서 "미국 조치가 제 발등을 찍는 행동"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가오 대변인은 또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1천억 달러(약 106조 원)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이르면 이번 주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다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즉각 반격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양국 기업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중국 관찰자망은 중국의 대형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지난주 미국 워싱턴지사의 대관 담당 책임자 윌리엄 플럼머를 포함해 로비 인력 5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YNAPHOTO path='PYH2018041818180034000_P2.jpg' id='PYH20180418181800340' title='美, 중국에 또 맞불…알루미늄 판재에 관세 폭탄' caption='(주핑<중 산둥성> AFP=연합뉴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common alloy aluminum sheet)에 최대 113%의 상계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가 보조금을 받고 미국으로 수입됐다고 보고 이같이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날 중국 동부 산둥성 주핑의 한 공장에 강관이 쌓여 있는 모습. bulls@yna.co.kr' />
화웨이는 또 현지 대관업무 지출비용을 2016년 34만8천500만 달러에서 2017년 6만 달러로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의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판매의 축소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미국 상무부의 ZTE제재를 의식한 대응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인 NXP 인수를 추진하는 미국 퀄컴 역시 미중 무역 갈등 여파에 영향을 받고 있다.
가오 대변인은 중국 제일재경과 한 인터뷰에서 "퀄컴의 NXP 인수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퀄컴이 제출한 구제방안을 시장조사기관에서 조사한 결과 시장경쟁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퀄컴은 2016년 10월 280억 달러에 NXP 인수를 선언했지만, 지난해 EU가 제동을 걸면서 1년을 허비했고 올해 1월에서야 합병승인을 받았다.
현재까지 미국, 러시아, 유럽, 한국 등 8개 주요 국가와 지역의 시장감독기구로부터 합병승인을 받았으며 유일하게 중국의 승인은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양측이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상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이 WTO 체제 틀 안에서 중국과 협상 의향을 밝혔다는 문건이 확인됐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의 태도가 완화됐다는 것은 올바른 해석이 아니다"면서 "이번 미국 측의 WTO 문건은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협상 요청을 받은 지 10일 이내 답변해야 한다는 WTO 분쟁 해결 규정에 따라 나온 것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그는 "중국은 WTO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 미국 측에 대한 소속을 계속 추진하겠다"면서 "현재 미국 301조 조사 등에 대해 어떠한 양자 협상이 진행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가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이 중국의 결심을 평가절하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이 일방주의와 무역 보호주의를 견지한다면서 중미 양국 기업의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발전을 억제해 중국의 양보를 얻으려 한다면 이는 오산"이라며 "중국은 국가와 인민 이익을 결연히 지킨다는 결심과 자신감에 변함이 없으며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해 "자기주장대로만 해선 안 되고 자기 이익만 고려해 기준을 만들어선 안 된다"면서 "협상을 통해 통일된 국제기준을 만들고 준수해야 하며 강제로 사고팔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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