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뒤흔든 '성희롱 논란' 차관 사임…거세지는 아소 사임론
신문들 1면에 보도…방미 중 아베 "매우 유감" 밝혀
음성 녹음 기자 소속 언론사 "성희롱 피해는 사실" 공개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재무성 차관이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결국 경질됐지만, 당사자가 이를 계속 부인한데다 발언 내용을 녹음한 기자의 소속 매체가 "성희롱은 사실"이라고 밝혀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내 최강부처로 꼽히는 재무성에 대해선 여론에 밀려 차관을 해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돼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사임론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19일 아사히신문, 산케이신문, 마이니치신문, 도쿄신문 등은 재무성의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사무차관의 사임 소식을 1면 톱기사로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톱기사로 전하고 후쿠다 사무차관의 사임을 함께 보도했다.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후쿠다 차관이 사임 의사를 전했다며 사실상 경질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후쿠다 차관 본인은 재무성에서 기자들에게 "(차관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생각해 사직서를 냈다"고 말했지만, 성희롱 사실을 재차 부인하고 재판에서 싸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정을 넘어선 시간에는 TV아사히 측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의 여성 기자가 후쿠다 차관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앞서 주간신조(週刊新潮)는 "키스해도 되냐", "가슴을 만져도 되냐" 등의 말을 하는 후쿠다 차관 추정 인물의 음성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그가 반복적으로 여성 기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TV아사히 측은 음성 파일은 소속 여기자가 녹음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됐다며 재무성에 항의하겠다는 공식 입장도 밝혔다.
방송사 측은 "취재활동으로 얻은 정보를 제삼자에게 건넨 것은 보도기관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로 유감"이라며 해당 기자가 상사에게 보도 여부를 의논했지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자는 "사회적 책임이 무거운 인물의 부적절한 행동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성희롱 피해는 계속 묵인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주간지에 음성 파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것은 물론이고 야당에선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의 책임론을 더욱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후쿠다 차관의 사임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한층 긴장감을 느끼고 행정의 신뢰회복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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