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복잡한 4월 정치일정'과 폼페이오 방북 연관성은?
폼페이오 면담→韓예술단 공연 참석→노동당 정치국 회의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의 방북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관람 후 언급했던 '4월 초 복잡한 정치일정'과의 관련성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북측과의 합동 무대인 3일 공연을 관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우리측 단독으로 구성한 1일 공연에 참석한 것이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4월 초 정치일정이 복잡해 시간을 내지 못할 것 같아 오늘 늦더라도 평양에 초청한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보기 위하여 나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우리측 출연자도 김 위원장이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일정 변경 이유로 든 '4월 초 정치일정'이 무엇인지를 놓고 관측이 분분했다. 11일 최고인민회의를 앞둔 터라 중대한 대외 메시지가 나오거나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등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최고인민회의는 눈에 띄는 대외 메시지 없이 예년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정치국 회의도 열리기는 했지만 9일이라 '3일 공연 불참' 이유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폼페이오 내정자의 방북도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미국과의 시차를 고려하더라도 김 위원장이 3일 공연 참석 일정을 굳이 1일 참석으로 조정할 직접적 이유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폼페이오 내정자가 김 위원장을 만나 미국에 염두에 두고 있는 비핵화 협상 및 북한 체제보장 방안 등을 설명했을 가능성이 크고 북측이 이에 대한 내부 검토를 거쳐 후속 대응에 집중하느라 김 위원장의 공연 참석 일정을 변경했을 가능성은 생각해볼 수 있다.
북한 내부 사정이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폼페이오 내정자의 방북으로 인한 여파가 김 위원장의 공연 참석 일정 조정에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줬을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방북한 우리 예술단이 평양에 머무르던 시점에 폼페이오 내정자 역시 평양 체류 중이었던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남북미의 노력이 평양 한복판에서 동시에 펼쳐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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