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1배' 농작물 이상저온 피해…정부, 긴급 복구지원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최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꽃샘추위에 꽃이 피기 시작한 과수 나무 등 농작물이 대거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피해 농작물 복구비를 신속히 지원하는 한편 농작물 재해보험 개편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이상저온에 따른 농가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지원대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8일 최저 기온이 영하 5도∼영하 1도로 내려가는 저온현상이 발생하면서 개화 중인 농작물 6천121㏊(4월 17일 잠정)에 저온피해가 발생했다.
여의도 면적(290㏊)의 21배에 달한다.
전체 피해 면적 가운데 배·사과 등 과수 피해가 5천여㏊로 가장 컸고, 지역별로는 전국 11개 시·도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개화기인 만큼 수정 불량으로 결실률(結實率)이 낮아질 수 있으나 복구 진행 상황 및 기상여건이 양호할 경우 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피해 농작물 복구를 위해 농약대(자연재해로 농작물이 일부 피해를 봤을 때 병충해 방제에 소요되는 비용), 대파대(대체 파종을 심을 때 드는 비용) 복구비를 지난해 말 인상된(평균 3배 인상) 지원단가를 적용해 지원할 계획이다.
피해가 심각한 농가의 경우 생계비 및 고등학생 학자금(피해율 50% 이상), 영농자금 상환연기·이자감면(피해율 30% 이상) 등을 지원한다.
희망하는 농가에 한해 재해대책경영자금도 저금리로 융자 지원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피해 작물에 대한 사후관리를 위해 관할 도 농업기술원과 함께 중앙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피해 지역 작물의 생육관리와 병해충 방제 등 영농현장 기술지도를 실시 중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배 인공교배기 지원(충남), 작물 영양제 긴급 지원(전북 진안, 경북 고령 등), 서리피해 방지시설 설치 지원(경기), 저리 자금 지원 등 지자체별 상황에 맞게 농가 지원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해마다 이상저온, 우박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유형이 다양해지고 피해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농작물 재해보험 개편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과수 피해농가에 대해 보험금 지급 시기를 기존 11월에서 7월께로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추가 가입해야 보장받을 수 있던 '사과·배 봄 동상해 특약'을 주계약으로 전환하는 등 농작물 재해보험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배추·무 등 이상저온에 취약한 노지채소 중심으로 신규 보험적용 품목도 확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농작물 이상저온 피해는 증상이 외관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농업인들이 뒤늦게 인지하는 사례가 많아 피해 상황 파악이 다소 늦어졌다"며 "저온피해 증상 발견 시 해당 읍·면에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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