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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사이버공격? 러시아, 서방공세에 한결같이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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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사이버공격? 러시아, 서방공세에 한결같이 '모르쇠'
관계악화 속 "자작극" "낭설" "모른다" 예견된 반박 되풀이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서방을 겨냥한 해커 집단의 사이버 공격 등은 모두 최근 러시아가 배후이거나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받는 사건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서방의 공세에 러시아는 한결같이 "서방의 자작극"이라거나 "모른다" 또는 "근거 없는 뜬소문"이라며 번번이 부인으로 일관해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 같은 태도는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극도로 고조된 현재까지도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이날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도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자국이 비호하는 시리아 정권의 화학공격 배후설을 재차 부인하며 서방이 요구한 시리아 화학공격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맞섰다.
앞서 미국·영국·프랑스는 지난 14일 시리아 정부군 공군기지를 겨냥한 군사작전 전개 직후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에 회람했다.
이와 관련, 네벤쟈 대사는 "우선 그들(미국·영국·프랑스)은 며칠 전 그들이 저지른 짓을 되돌려야 한다"며 시리아를 겨냥한 서방의 군사행동이 시리아 내전을 정치적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시리아 당국이 서방 트로이카의 요구로 자국 (문제의) 정치적 해법을 논의하는 데 의욕을 보이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폭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시리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에 않게 하려는 게 목표라면 그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권이 반군 지역에 대한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을 대량 살상하고 화학 공격을 퍼부어도 오히려 서방의 자작극이라며 시리아 정권을 두둔해왔다.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유엔 안보리 결의가 12차례나 무산된 것도 러시아의 반대 때문이었다.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서도 러시아 대사 알렉산드르 슐긴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영국 등이 화학무기 공격 자작극을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두마에서 아무런 사고도 없었으며 이 모든 것(화학무기 공격 주장)은 영국 정보기관이 동맹국 미국과 함께 기획한 도발이라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영국에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66) 부녀에 대한 암살 시도를 둘러싸고도 서방이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하며 러시아 외교관을 잇달아 추방했으나 러시아는 되레 영국 정보기관 소행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지난 16일에는 미국과 영국 관리들이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하는 해커 집단이 컴퓨터 라우터를 감염시켜 각국 정부 기관이나 기업, 사회 기반 시설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던졌다.
이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반응도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역시나 한결같은 부인이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영 양국의 주장에 대해 "우리는 이런 혐의들의 근거가 무엇인지 모른다"며 "이런 의혹 제기는 일반적으로 허공에 던져지고 나면 아무도 (뒷받침할만한) 주장들을 제공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렇게 설득력 없이 제기되는 의혹들은 모두 의미를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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