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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해야 끝날까…'눈덩이' 된 조현민 '갑질 파문'
전현직 직원 폭로에 '미확인 정보'까지 겹쳐 파장 커져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대한항공이 수습책으로 꺼낸 '대기발령 카드'에도 조현민(35) 전무의 '갑질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의 증언이 이어지며 조 전무가 일상적으로 막말 등 폭압적 행태를 보였다는 주장이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의혹까지 인터넷 게시판과 SNS를 통해 더해지며 여론이 가라앉기는커녕 악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조 전무를 본사 대기발령 조치하고 업무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아 '무늬만 대기발령' 아니냐는 냉소를 샀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해도 '땅콩회항'으로 경영에서 손을 뗐던 언니 조현아 전 부사장이 최근 칼호텔 사장으로 복귀한 상황이 떠오를 텐데,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어서 여론이 수습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한항공 전직 기장 2명이 출연해 재직 당시 폭압적인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7년간 재직했다는 기장은 "대한항공 직원이라면 총수 일가가 항상 고성을 지르고 폭언을 해왔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직원들이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런 걸들을 낱낱이 공개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오히려 더 놀랍다. 임계점에 다다랐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대한항공에서 일했다는 다른 기장도 "이번 사건은 놀랄 일이 아니다. 회사에서 '오너 일가'가 거의 공산국가처럼 자기들이 원하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구조"라며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데 오너 일가가 자꾸 반감을 사는 행동을 해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고 했다.
2014년 일어난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승무원(전 사무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항공 재벌'이 잘못된 행태에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최근 다른 계열사 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피해자인 나는 아직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권력을 가진 재벌에게는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는 실태에 문제를 제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인터넷·SNS 등에는 조 전무를 비롯한 한진그룹 일가가 불법·비위 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 담긴 확인되지 않는 글들이 확대·재생산됐다.
이 가운데는 총수 일가가 해외 지점을 통해 명품을 구입한 뒤 세관을 거치지 않고 평창동 자택으로 들여왔다거나 운전기사와 가정부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했다는 주장, 승무원을 시켜 제주도에서 유기농 계란을 공수해 먹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있었다.
대한항공 측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제공되고 있어 당혹스럽다"면서 "대부분 과장되거나 사실과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과 조 전무의 폭언 등 설마 이렇게까지 했을까 하던 것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황당한 내용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대한항공 이미지나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조 전무가 결단을 내리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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