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공습한 시리아 화학무기 '핵심시설' 3곳은 어디(종합)
다마스쿠스 외곽 바르자 연구개발센터 등 화학무기 개발·보관 거점
시설 내 사상자 없고 화학물질 유출도 없어…"핵심기능 이미 상실"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14일 새벽(시리아 현지시간) 시리아를 공습한 대상은 화학무기 관련 핵심기반 시설 3곳이다.
공습 후 미 국방부가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미군이 이끄는 연합군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 있는 바르자 연구개발센터에 미사일 76발을, 시리아 서부 도시 홈스 외곽의 '힘 신샤르 화학무기 단지'의 저장고와 벙커 등 2곳에 각각 22발, 7발 등 총 105발의 미사일을 떨어뜨렸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르자 연구개발센터는 시리아의 생화학무기 연구소인 시리아과학연구개발센터(SSRC) 소속으로, 지난해 초 국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조사관들이 방문한 적 있다.
SSRC는 1970년대부터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을 주도해온 곳으로, 지난해 4월 24일 미 재무부는 자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혐의로 SSRC 소속 시리아인 271명의 미국 내 모든 재산을 동결하는 등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재무부는 제재 대상 인물들이 최소 2012년부터 SSRC에서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해온 것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또 SSRC는 민간연구기관을 표방하고 있지만, 생화학무기와 이를 운반하는 수단을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같은 달 미국이 역시 화학 공격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시리아 공군기지 한 곳을 타격한 지 한 달쯤 후 영국 BBC는 "시리아 정부가 연구시설에서 화학무기 제조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BBC는 서방 정보기관 문서를 인용, 시리아가 바르자 등 SSRC 시설 3곳에서 화학무기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바르자 시설은 장거리 미사일과 대포에 장착되는 화학무기 제조에 특화돼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공습 대상이었던 홈스('힘스'라고도 불림) 외곽의 시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1983년 홈스 외곽의 시리아 공군단지에 대한 기사에서 '신샤르'로 알려진 이곳이 주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소련이 대공유도탄을 설치한 곳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NYT가 보도한 곳이 이번 공습 대상 시설과 같은지는 확실치 않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시리아가 신샤르에 지하에 화학무기 저장시설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공식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영국 국방부는 이들을 타격대상으로 고른 것에 대해 "매우 세심한 과학적인 분석을 적용했다"며 "저장된 화학물질 파괴력은 최대로 하고 인근 지역 오염 우려는 최소화하는 데 최적인 곳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NYT는 이번 공습으로 해당 시설에서 사상자가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인근 지역에 유출될 화학물질이 없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미군 설명대로 이들 시설이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의 '핵심요소'가 맞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타격 지점에서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공습 당시 내부에 아무도 없었거나, 이 시설은 이전에 이미 폐기된 곳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미군 관계자들도 공습 당시 이들 시설이 가동 중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시리아 정권은 어디서든 화학 시설을 다시 지을 수 있고, 해외에서 손쉽게 염소와 같은 화학무기 원료물질을 사들일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케네스 매켄지 미 합동참모본부 중장은 이번 공격을 '성공'으로 규정하면서도 "아직 남아있는 시리아 화학무기 프로그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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