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트럼프의 공습…"러시아·이란 보복공격 회피 의도"
NYT "시리아 화학무기시설로 타격 제한…무력 대신 사이버 보복전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러시아와 이란의 보복 공격을 유발하지 않도록 계산된 작전이었다."
14일(시리아 현지시간) 새벽 이뤄진 시리아에 대한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합동 공습을 놓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절제된 작전'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예고한 것과 달리 공습 대상은 제한적이어서다.
이번 공습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 관련 시설을 주 표적으로 삼았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정밀 타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2017년 4월 1차 시리아 공습 때 정부군 공군기지 등 군사시설을 직접 겨냥한 것과 달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번 공습이 작년보다 훨씬 고강도로 이뤄졌다면서도 "일회성 공격으로,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단발성 공격으로는 7년간 지속한 시리아 내전의 판세를 바꾸지 못하겠지만, 러시아와 이란의 보복 공격을 불러오지 않으면서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충분히 단념시킬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했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이는 러시아 군인들의 예기치 않은 사망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시리아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로 피해를 제한하도록 공습 계획을 짰다는 매티스 장관의 발언에서도 읽힌다.
러시아와 이란은 미국 주도의 군사행동에 대해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하지만, 군사적 보복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중동 전문가 데니스 로스는 "러시아와 이란이 수사적으론 날 선 반응을 보이지만 직접적인 대응은 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로스 또한 그 이유로 공습 대상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인프라였고 시리아 내 러시아와 이란 군사기지는 제외됐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가공할 사이버 작전 능력을 갖춘 러시아와 이란이 미군의 통신 차단과 같은 '온라인 타격' 등 사이버 보복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 미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2016년 3월이나 그 이전부터 러시아 정부 해커들이 미국의 에너지, 핵, 상업시설 등 주요 사회기반시설 침투를 시도했다고 발표해 러시아의 해킹 공격에 대한 경고음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시리아 공습이 미국과 러시아·이란 간에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목소리가 공화당 내 강경파에서 불거지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시리아 공습을 몇 시간 앞두고 폭스뉴스 라디오에 "우리 군 지도자들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귀 기울이고 그의 보복 위협에 물러서면 세계 전역에 있는 미국에 재난"이라고 주장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