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두번째 'V4 자동차서밋'…EU의 CO2규제강화 대응 논의
비셰그라드 4개국 "2030년까지 자동차 C02 30% 감축 비현실적"
현대차 "2020년까지 친환경 차량 31개 모델 유럽에 내놓을 것"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현대차그룹은 13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비셰그라드 4개국(V4, 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헝가리)'의 정부 자동차 관련 부처 장·차관, 자동차 업계 관계자, 유럽연합(EU) 주요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V4 오토모티브 서밋'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V4 오토모티브 서밋'은 현대차그룹이 V4 지역의 자동차 업계 네트워킹을 지원하기 위해 작년에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처음 개최한 뒤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이번 서밋은 체코자동차협회가 주관하고 현대차그룹과 스코다 자동차가 공동 후원했다.
V4 지역은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의 투자와 고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유럽의 새로운 자동차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은 V4의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의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설립, 연간 7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對)유럽 및 대(對)러시아·대(對)중동 자동차 수출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현대차그룹은 작년에 유럽시장에서 모두 99만5천383대(등록 기준)의 차량을 판매, 전년보다 5.8% 판매량을 늘리며 시장점유율 6.3%(현대차 3.3%+기아차 3.0%)로 유럽시장 점유율 7위를 기록했다.
이날 회의에서 V4 국가의 자동차공업협회는 EU의 이산화탄소(CO2) 배출가스 규제강화에 대한 대책과 대체연료 차량 개발 및 보급확산을 위한 방안 등 자동차 업계가 처한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4개국 정부의 지원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CO2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21년 수준의 30%로 감축하고, 중간 목표로 오는 2025년까지 15% 수준으로 줄일 것을 자동차제조업계에 제안하고 유럽의회 및 회원국들의 승인을 추진 중이다.
EU는 또 자동차제조업체가 연간 CO2 배출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신차 등록 때 배출가스 허용치를 초과하는 탄소량에 대해선 1g당 95유로(12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다.
EU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이번 회의 참석자들과 V4 자동차공업협회는 "우리는 CO2 배출량을 줄이고, 전기 구동 자동차를 확대하기 위한 EU의 장기적인 비전과 노력은 적극 지지하지만 제안된 타임라인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EU가 오는 2025년까지 중간 목표로 2021년의 15% 감축안을 내놓은 것은 너무 촉박하고 과도하게 의욕적인 목표치여서 매우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 자동차제조협회(ACEA)도 앞서 EU의 제안에 대해 자동차 CO2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21년 기준의 30%를 감축하라는 목표는 과도한 도전이라면서 '20% 감축안'을 수정 제안한 바 있다. 아울러 "필요한 기술 도입과 자동차 디자인 변경 등을 고려할 때 오는 2025년까지 중간 목표치를 정하는 것도 너무 이르다"고 반대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회의 참석자들은 또 대체연료 자동차 보급확대와 관련, 현재 전기차(EV) 보급량이 EU 회원국마다 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전체 자동차의 1.4%에 불과하다며 오는 2025년까지 15%까지 늘린다는 계획은 현재 상황에서 보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V4 정부에 대해선 대체연료 차량 보급확대를 위한 인프라 확대를 건의했다.
회의 참석자들과 V4 자동차 업계는 EU의 CO2 배출량 감축 계획에서 2025년 중간 목표치를 없애고 2030년 목표치 달성에 집중할 것과 대체연료 차량 보급확산 계획을 2025년까지 5% 정도로 더 현실적인 목표치를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현대기아차 그룹은 이번 회의에서 오는 2020년까지 유럽에서 31개 차종의 친환경 차량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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