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본토 할퀸 '하비·어마' 허리케인 이름서 퇴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해 미국 텍사스·플로리다주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해 엄청난 피해를 낳은 허리케인 하비, 어마, 마리아가 세계기상기구(WMO)의 '허리케인 명단'에서 퇴출당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12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 허리케인 위원회가 6년 주기로 돌려가며 쓰는 허리케인 이름 목록에서 하비, 어마, 마리아, 네이트를 빼고 대신 해럴드, 이델리아, 마곳, 니겔을 쓰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 허리케인 이름은 2023년에 다시 사용될 예정이었다.
지난여름 미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하비는 미국 4대 도시인 휴스턴을 휩쓸어 68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왔다. 허리케인 어마는 플로리다 반도 전체를 강타했으며, 미 재난 역사상 가장 많은 200만 명의 대피 행렬이 이어졌다.
허리케인 마리아는 푸에르토리코를 직격해 섬 전체 전력 인프라를 파괴했고 4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세계기상기구는 큰 피해를 낳은 허리케인 이름을 다시 사용할 경우 해당 국가 주민들에게 미칠 심리적 영향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1천 명 넘는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도 명단에서 영구 퇴출당했다.
미국에서 허리케인 이름은 1953년부터 여성 이름으로 작명되다가 1979년부터는 여성과 남성 이름을 섞어가며 쓴다.
알파벳 Q, U, X, Y, Z로 시작하는 이름은 쓰지 않는다.
지난해 미국에는 허리케인 10개가 상륙했으며 한 해에 10개 이상의 허리케인이 찾아온 것은 1893년 이후 124년 만에 처음이었다.
매년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을 가장 먼저 예보하는 콜로라도주립대 기상관측센터는 2018년에도 모두 14개의 열대성 폭풍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7개는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이는 평균인 열대성 폭풍 12개, 허리케인 6개보다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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