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의식했나…부산시 보여주기식 정책발표 잇따라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가 잇따라 보여주기식 개발사업 발표를 하면서 선거용 정책홍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산시는 태종대권 종합관광개발계획을 발표하고 2026년까지 모두 5천483억원을 들여 36개 사업을 벌여 태종대를 4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기존 태종대 유원지 개발사업과 태종대 주변의 관광자원을 연계해 4개 권역으로 나눠 종합 테마관광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부산시는 전체 사업 가운데 태종대지구의 지질생태탐방로 조성과 스카이워크 사업 등만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추진하고 나머지 3개 지구 개발사업은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자유치 계획에 대해 태종대 유원지에 민간자본으로 조성하는 관광모노레일 사업이 성공하면 관광객이 몰리면서 다른 지구 개발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할 뿐 구체적인 유치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또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 발상지인 동구 범일동과 부산진구 범천동 일대를 섬유패션특화거리로 조성하기로 하고 다양한 인프라 확충계획을 밝혔다.
이 사업 역시 올해 안에 추진과제를 수립하고 내년 이후에 국비 사업을 발굴하고 국비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으로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
시는 1천억원을 들여 지하철 범일역에서 남문시장까지 400m 구간에 지하상가를 조성해 섬유패션특화거리 대표 상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예산확보 계획이나 기존 지하철 범일역 지하상가와의 관계 등은 장기 과제로 미뤄두고 있다.
부산 사직야구장을 리모델링해 개폐형 돔구장으로 짓겠다는 계획도 일반 시민이나 야구 관계자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서둘러 발표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부산시는 낡은 사직야구장을 리모델링하기로 하고 적당한 입지에 2026년까지 개폐형 돔구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돔구장 건립에는 국비 650억원, 시비 650억원, 민간자본 2천200억원 등 모두 3천5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해 최대 50년간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밝혔다.
하지만 돔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면서 민자 사업자 참여가 유력한 롯데 측과는 별다른 협의 없이 돔구장 건립계획을 발표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사직야구장 리모델링 용역 과정에서 지난해 말 돔구장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공청회를 한 것이 전부"라며 "돔구장 결정까지 별다른 협의는 없었고 돔구장 건립이나 민자 사업자 참여 여부 등도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의 돔구장 건립계획을 놓고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과 부산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과다한 건립비와 운영비가 들어가는 돔구장이 부산에 과연 필요한 시설인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부산시의 일방적인 발표에 반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약을 평가한 한국 매니페스토 분석 결과 발표를 두고도 파열음이 났다.
부산시는 서 시장의 공약이행률과 재정집행률이 전국 1위에 오르는 등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매니페스토 분석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종합평가에서 부산시가 최우수 등급을 받지 못했다는 점은 발표하지 않았고 재정집행률 1위도 검증되지 않은 결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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