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논란'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결국 사퇴
"연맹 모든 보직에서 사임…문체부 감사 적극 협조"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한국 빙상계에 불어닥친 '적폐 논란'의 중심에 선 전명규(한국체대 교수)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보직에서 사퇴했다.
빙상연맹은 11일 "전 부회장이 오늘 연맹에 부회장직 사임서를 제출했다"라며 "임원이 사임서를 제출하면 곧바로 처리되는 정관에 따라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이날 연맹에 제출한 사임서를 통해 "연맹 임원으로 더는 역할을 하기 어려워 연맹을 위해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빙상과 관련한 모든 보직에서 사임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의 진위를 떠나 빙상을 아껴주시는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연맹과 관련된 어떠한 보직도 맡지 않겠다. 사임과 상관없이 현재 진행 중인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전 부회장은 쇼트트랙이 동계올림픽 시범 종목이던 1988년 캘거리 대회부터 15년 동안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한국 남녀 쇼트트랙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김기훈, 김동성, 김소희, 전이경,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등 수많은 쇼트트랙 스타를 배출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때는 빙상계 '파벌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해 3월 자진 사퇴했던 전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부회장으로 3년 만에 복귀했다.
하지만 또다시 '적폐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1년 2개월 만에 물러났다.
특히 전 부회장은 지난 7일 방영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겨울왕국의 그늘 - 논란의 빙상연맹'편에서 한국 빙상을 좌지우지하는 절대 권력을 흔들어온 장본인으로 지목됐고, 특정 선수의 메달 획득을 위해 다른 선수들의 희생을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분을 샀다.
한편,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6일부터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대표 선발 과정과 대표팀 훈련 등에 관한 자료와 함께 민원이 제기된 스피드스케이팅 및 쇼트트랙 대표팀 유니폼 교체 과정 등에 대해 감사를 펼치고 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논란이 됐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 과정과 행정착오로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콜핑팀)의 올림픽 출전이 좌절될 뻔한 사건, 쇼트트랙 심석희에 대한 코치 구타 사건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이번 감사를 애초 13일까지 마칠 예정이었지만 오는 30일까지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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